삶이 팍팍한 생쥐는 어느날 달콤한 것만 파는 사탕가게 할머니한테 물었어요.
"할머니 할머니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날에는 어떻게 해요? 찍찍"
친절한 사탕가게 할머니는 씨익 웃으며 나에게 청포도맛 사탕과 함께 말을 해주셨지요.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날에는 아무것도 안해도 되잖아?"
생쥐표정이 뜨뜨미지근했나봐요.
"그러기에는 너무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잖아요, 그건 싫어요"
"그러면 생쥐야 하나만 해. 거창하지 않아도 돼 하루에 하나씩 해보는거야"
돌아오는 길에 청포도맛 사탕을 까먹었고 할머니의 말은 자꾸만 입에 맴돌았어요.
"하루에 하나씩, 거창하지 않아도 돼"
생쥐는 돌아오는 길에 오늘 무엇을 할까 고민했지요.
생쥐나라 세금을 내는 날이 이번달 말일이더라고요.
사실 아직 20일 넘게 남았지만 도저히 오늘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생쥐가 생각하는 일들은 모두 다 무겁고 거창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차피 내야할 세금을 오늘 내기로 결심했지요.
처음 해보는 거여서 다른 생쥐들을 따라해봤지만 쉽지만은 않았어요.
시간은 흐르고 진땀이 났지요. 여기저기 수소문해봤지만 생쥐에게 딱 맞는 정답은 없었어요.
그러다 마침, 내야하는 세금금액이 딱 맞아 떨어졌어요. 아무래도 잘 처리한 것 같아요.
"됐다"
생쥐는 오늘 무언가 하나를 했다는 사실이 기뻤어요.
물론 완벽하진 않았고 급한 일도 아니었지만 세금금액은 딱 맞았지요.
"하루에 하나씩, 거창하지 않아도 돼"
생쥐에게는 할머니가 주신 사탕보다 이 말이 더 달콤했어요.
막막한 날에는 또 사탕가게 할머니에게 찾아가보려고요.
생쥐는 다음날에는 또 무얼할까,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해보자고
그거면 된다고 생각해보려고 다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