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메모 기능을 켜고 발음해 보세요.
음성 메모를 켜서 “모든 게 심드렁”이라고 발음하면 자꾸만 모든 게 힘들어라고 나온다. 궁금하시면 해보셔라~
모든 게 힘들어
모든 게 힘들어
모든 게 힘들어
세 번 연속으로 발음했는데도 그렇다
참 이상하다. 힘들진 않고 심드렁한 것일 뿐인데~
* 아무튼 심드렁한 일상을 기록해 보고자 메모장에 음성인식을 하다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다. 생각보다 너무 편리하고 기록의 정확도도 높아서 만족하고 있는 방법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요새는 어떤 사람을 만나도, 오래된 모임에 가도 이전처럼 즐겁지가 않다. 매우 심드렁하다.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나는 옛날에도 사람을 만날 때 텐션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니 나이 때는 많은 것을 도전해 봐야 돼. 너만 할 때는 날아다녔어. 이것저것 해 봐 그래야지 하고 싶은 것을 찾고 너의 꿈을 펼칠 수 있지.
이런 말에 자주 휘둘리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밝게 웃으며 하하 호호 웃으면서 장단을 맞춰 주고 그렇게 막 즐겁지 않은데도 즐거운 척 여기저기 기웃대며 따라다녔다.
그런데 이번 연도에는 내 마음에 충실하고자 하지 않았는가? 예전에는 그래도 재밌었어 즐거웠어 좋았어라고 나 자신을 속였다면 거품 가득 긍정의 기운을 뺐다. 별로였어 그냥 그랬어 괜히 갔어. 자꾸만 불평불만을 하는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인정했다. 재수 없는 나. 그런 말을 할 거면 왜 갔니? 그러게 말이다.
그럼에도 봄이 찾아오는 소리가 들리니 부지런히 나가 봐야겠다. 참나 재미도 없고 그냥 그런데 집에나 있지 왜 자꾸 나가냐고? 아이러니한데 재미없는 것 하기 싫은 것을 경험해 봐야 집에서 YouTube 보고 맛있는 거 먹고 아무 죄책감 없이 늘어져 있는 일상이 몇 배로 소중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느지막이 나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