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1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모든 게 심드렁

음성 메모 기능을 켜고 발음해 보세요.

by 김이모 Feb 28. 2025

음성 메모를 켜서 “모든 게 심드렁”이라고 발음하면 자꾸만 모든 게 힘들어라고 나온다. 궁금하시면 해보셔라~


모든 게 힘들어

모든 게 힘들어

모든 게 힘들어


세 번 연속으로 발음했는데도 그렇다

참 이상하다. 힘들진 않고 심드렁한 것일 뿐인데~


* 아무튼 심드렁한 일상을 기록해 보고자 메모장에 음성인식을 하다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다. 생각보다 너무 편리하고 기록의 정확도도 높아서 만족하고 있는 방법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본론으로 돌아와서 요새는 어떤 사람을 만나도, 오래된 모임에 가도 이전처럼 즐겁지가 않다. 매우 심드렁하다.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나는 옛날에도 사람을 만날 때 텐션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니 나이 때는 많은 것을 도전해 봐야 돼. 너만 할 때는 날아다녔어. 이것저것 해 봐 그래야지 하고 싶은 것을 찾고 너의 꿈을 펼칠 수 있지.


이런 말에 자주 휘둘리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밝게 웃으며 하하 호호 웃으면서 장단을 맞춰 주고 그렇게 막 즐겁지 않은데도 즐거운 척 여기저기 기웃대며 따라다녔다.


그런데 이번 연도에는 내 마음에 충실하고자 하지 않았는가? 예전에는 그래도 재밌었어 즐거웠어 좋았어라고 나 자신을 속였다면 거품 가득 긍정의 기운을 뺐다. 별로였어 그냥 그랬어 괜히 갔어. 자꾸만 불평불만을 하는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인정했다. 재수 없는 나. 그런 말을 할 거면 왜 갔니? 그러게 말이다.


그럼에도 봄이 찾아오는 소리가 들리니 부지런히 나가 봐야겠다. 참나 재미도 없고 그냥 그런데 집에나 있지 왜 자꾸 나가냐고?  아이러니한데 재미없는 것 하기 싫은 것을 경험해 봐야 집에서 YouTube 보고 맛있는 거 먹고 아무 죄책감 없이 늘어져 있는 일상이 몇 배로 소중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느지막이 나가 본다.

이전 08화 정확히 6,731,909원의 손실을 확정하고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