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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Mar 19. 2022

기성세대와 MZ 세대의 시너지

"요즘 세대가 이해되지 않을 때는 가르쳐야 할 때가 아니라 배워야 할 때다"

- 어느 기성세대가 인터뷰에서 


한참 화제가 되었던 책인 [90년대생이 온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로 분류되는 밀레니얼 세대, Z세대까지 세대에 걸쳐 언제나 존재했던 간극이 점차 커지는 시점에 도래했다. '젊은것들은 쯧쯧' 이라든지 '나이 들면 가만히 있어야지'라는 식의 1차원적인 갈등은 언제나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전혀 새로운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이해하는 범위를 넘어선 파격적인 세대의 변화가 왔다.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자기중심적인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90년대 중반까지의 세대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일단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운 문제다. 가치관의 차이는 이분법적 잣대를 두기보다는 황희 정승과 같은 마음으로 '너도 옳고 너도 옳다'고 하는 것이 맞다. 때문에 우리는 서로가 배워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나는 회사원이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로 분류되는 (나름대로) 젊은 축에 드는 중간 관리자다. 임원과 직원 사이에서 서로의 의견을 듣다 보면 틀린 말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나 역시 젊은 MZ 세대 의견에 공감하지만, 또 회사와 임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이 통용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와 물리적 상황이란 것이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아닌가 싶다. 확실히 많이 분위기가 바뀌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워라밸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 워라밸을 예시로 든 것은 가장 많이 세대가 부딪치는 주제이기 때문인데 <업무>라는 공통 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보니 당연히 업무 달성에 대한 기준으로 서로를 평가하게 된다. 여기서 기성세대는 <업무>를 130% 달성하여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을 추구한다. MZ 세대는 <업무>의 110% 성장 후 남은 20% 성장 동력을 [개인]의 성장에 활용한다. 모두 회사가 성장하길 원한다. 하지만 원하는 성장 속도는 차이가 있다. 과거 한강의 기적부터 격동의 80년~90년을 살아온 기성세대는 개인보다는 빠른 사회의 성장에 익숙하다. 하지만 그 시대에 태어난 MZ 세대는 그 부모의 강한 교육열을 바탕으로 개인 성장에 대한 강력한 교육을 받아온 세대다. 생의 어느 순간이나 우리는 성장해야 하며, 우리 자신은 개인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대인 것이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자기중심적인 MZ 세대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걸작(Masterpiece)인 셈이다. 부모는 자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커주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에 취약했던 기성세대들이 더욱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자녀를 양육했고 지금의 MZ 세대를 키워냈다.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그 열정으로 키워낸 열매가 먹어보지도 않고 쓰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겪지 못했던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의 모습은 좀 더 자기중심적이었고 이제는 전반적인 사회상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간 관리자로서 유독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넘어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으나 그들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일반적인 MZ 세대는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자기 관리뿐 아니라 <업무> 역시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대다. 나도 자주 쓰는 말이지만 기성세대가 흔히 하는 말 중에 "내가 지금 태어났으면 아마 지금 회사에 취직 못했을 거야"가 있다. 그만큼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세대다. 아직도 너희는 자기중심적이라는 말로 그들을 폄하할 것인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에 떠돌던 한 기성세대의 말이 더욱 와닿는다. "요즘 세대가 이해되지 않을 때는 가르쳐야 할 때가 아니라 배워야 할 때다" 우리가 새로운 세대를 재조명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할 때다.


억울하다. 또 기성세대는 억울할 것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관성의 법칙이 더욱 철저하게 적용된다. 변화보다는 유지가 필요하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MZ 세대가 110% 성장을 원해도 우리는 130%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장 내일 내 자녀의 대학자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내일 주택자금 대출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내일 나는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말이다. 일단 그들의 인생을 되짚어보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제로 하자. 앞 서 기성세대 아저씨가 말했던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기성세대가 이해되지 않을 때는 MZ 세대로 배워야 할 때라고 생각해보자. 일단 앞 서 말한 시대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 MZ 세대가 받아온 시대적 교육과 온라인/모바일의 발달, 신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는 오늘을 또 무시할 수는 없지만 온고지신(溫故知新) 사자성어와 같이 옛 것을 반추하여 또 다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도 지나칠 수 없다. 유행이 반복되어 복고가 되돌아오듯 시대의 변화는 또 올 것이며 그것에 대비하는 자세를 MZ 세대는 가져야 한다. MZ 세대가 그러하듯이 기성세대는 지금의 모습일 수밖에 없는 시대를 지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MZ 세대가 배워야 하는 자세는 지금 MZ 세대를 다독이는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지 언정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인정과 어떻게 성장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기성세대들은 하고 있다. 그것의 발현이 개인적으로 코로나19에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초기 대한민국 방역 체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것이 단순히 기성세대의 공로도 아니거니와 MZ 세대의 공로도 아니다. 자기중심적이라 보였던 MZ 세대의 태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것을 과거와 같이 반려하기보다는 현실화해내는 추진력과 경험을 기성세대가 보였다. 기성세대와 MZ 세대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실제로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느껴지던 정부에서 말이다. 마찬가지로 회사도 그렇다.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가 통용된 지가 꽤 됐다. 그럼에도 회사원에게 재택근무라는 것은 참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였다. 물론 코로나 발 재택근무 기는 하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결정권자의 마인드가 확실히 '변했다'라는 것을 느꼈다. 생(生)을 위해 업(業)을 놓을 수 없는 중소기업에서는 사실 어려운 점이 있겠으나 그들 역시 다르겠는가. 수준이 되었다면 더 많은 회사가 재택근무화되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MZ 세대는 지금을 깊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기성세대의 역할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는 우리가 기성세대가 될 테니 말이다.


나는 MBTI 성향 상 이성 사고형인 T에 속한다. 좋게 말하면 이성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감정이 메말랐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나는 MZ 세대든 기성세대든 지금의 불편함에 있어 싫고 좋고를 따지기보다는 먼저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감정을 섞으면 세대 간 갈등은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차분히 그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들이 자라온 시대를 반추해보면 지금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공감할 수 없을 수는 있지만 조금의 이해가 된다면 갈등보다는 화합의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따지자면 밀레니얼 세대다.(강조) 근데 애매하게 기성세대와의 경계점에 걸쳐있는 밀레니얼 세대며 중간관리자로서 임원과 직원의 중간에 위치하는 80년대 생이다. 굉장히 MZ 세대의 편에서 얘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성세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식의 회색분자와 같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회색분자에 대해 사람들, 특히 언론은 나쁘다고 이야기한다. 정확한 노선이 없다는 이유인데, 회색분자의 대표격인 황희 정승과 같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본다면 회색분자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 않겠는가 싶다. 그리고 그 회색분자와 같은 사람들이 노선이 확실한 기성세대와 MZ 세대의 중간에서 서로를 이해시켜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기성세대든 MZ 세대든 나이나 성별, 그리고 세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이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서 서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의식을 가진다면 굳이 세대를 나눠 이야기할 것도 없지 않을까라는 유토피아적 생각으로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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