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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Mar 26. 2022

당연하지 않은 당연한 것들

세대의 변화에 버림을 실천하라

기성세대가 취해야 할 자세 중 가장 어려운 것은 태도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 학습하고 행동해온 자세를 고쳐 앉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물론 세대의 차이가 아니라 생물의 공통 성질이다. 우리 역시 습관을 고치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는 않지 않은가. 때문에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누구에게도 변화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성세대가 아직은(?) 아닌 내 입장에서,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기성세대 개인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는 다르지 않을까. 어쩌면 세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자격시험의 벽을 넘는 기분이겠구나 싶다. 태도와 자세를 바꾸지 못하면 탈락하는 변화 적응력 테스트 말이다.

조금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 나는 변화를 강요하지 않겠지만, '변하지 않으면 낙오할 거야'라는 메시지를 던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육아를 하든 팀원을 성장시키는 방식은 그렇다. 스스로 깨우치지 않는다면 아무리 이야기해도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행동 변화는 '공포' 아니면 '깨달음' 둘 중 하나를 통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포는 트라우마를 낳는다. 트라우마는 예상치 못한 방향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들지만 가장 정확한 '깨달음'을 위해 부단히 대화를 한다. 나의 방식이 기성세대, 나보다 연장자에게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대화뿐이지 않을까. 강요하지 않지만 낙오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뿍 담은 협박스러운 대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MZ세대를 기사나 아티클을 통해 보고 있다. 세대의 변화는 너무 명확하고 확실하며 분명하다. 1+1=2라는 수학 공식과 같이 더 이상 명쾌할 수가 없다. 분명한 사실 앞에 우리는 해야 할 것이 있다. 기성세대도 그러하며, 나 역시 마찬가지다. 태도와 자세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버림'이다. 과거에는 맞았으나 이제는 틀린 것들의 버림이다. 당연하지 않은 당연한 것들이 이제는 우리를 옥죄어 올 것이다. 앞 서 말했던 테스트의 당락의 첫걸음은 틀린 문제를 줄이는 것이다. 거듭 얘기한다. 과거에 정답이었던 것이 이제는 오답이다. 오답임을 인정하고 버림을 실천해야 한다.

애매한 M세대인 나 역시 간혹 Z세대와의 차이를 느낀다. '오호 이렇게 생각한다고?'라는 포인트가 있다. 내 나름대로 깨어있는 관리자로서 포지셔닝하려고 노력 중이다. 세대의 변화는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와의 갈등 격차가 커진다는 뜻이고, 애매한 M세대인 나는 중간에 '끼인 세대'로 어느 때보다 곤란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깨어있는 관리자로서 포지셔닝은 즉, 기성세대에게 미움을 받을 용기를 가진 관리자가 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기성세대와 Z세대의 대화는 직접적이지 않다. 끼인 세대들이 파이프라인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이 끼인 세대로서 글을 읽는 당신이라면 우리 역시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굉장히 애매한 시대에 태어나서 애매한 세대 차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구나. 관리자로서 살아간다면 피할 수 없다. 나는 편안함을 버렸다. 애매한 중간은 버리고 나와 더 오래 할 Z세대를 택했다.




이제 대화를 시작한다. Z세대를 택한 나는 기성세대에게 MZ를 알려야 한다. 그리고 기성세대의 '버림의 실천'을 도와야 한다. 물론 기성세대가 틀린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맞았고, 이제부터 변화하지 않으면 틀릴 수 있다는 미래 현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당연하지 않은 당연한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쩌면 MBO에 적혀있던 나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목적이 아니었다 회고해본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세대 간에는 다소 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세대를 규정하는 나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0년을 기준으로 계산을 한다. M세대(80년대) / Z세대(90년대)라고 하면, 이전 세대를 나는 기성세대로 통칭한다. 업종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광고 마케팅업에서 임원은 60년대~70년대 생들이 주류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입사한 인턴이 99년 생이다. 60년대 생 임원과는 최대 40년의 차이도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M세대 중간 관리가가 있다면 쉬운 조직 관리는 포기해야 한다. 40년의 세월 차이를 내일 아침부터 친구처럼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실무의 주축이 되는 7년 차 ~ 10년 차 과차장 직원 역시 살짝 노쇠한 Z세대이다. M세대의 서러움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지 언정 마음은 Z세대 성향에 가깝다. 내가 Z세대를 택한 이유다. 큰 배의 선장인 임원이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면 Z세대들은 노를 젓는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Z세대는 필수 불가결하지만 방향키를 잡은 임원은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선장이 바뀌면 속도와 방향 모두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조직이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원이 없는 배는 속도와 방향은커녕 그냥 표류한다. 움직이지 않고 멈춘다. 방향이 달라지는 것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우선순위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Z세대를 택했고, 기성세대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하고 또 말하고 다시 한번 말하고 있다.

기성세대가 이 글을 본다면 '자각'이라는 키워드를, M세대가 이 글을 본다면 '설득'이라는 키워드를, 그리고 Z세대가 이 글을 본다면 '이해'라는 키워드를 말해주고 싶다.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당연한 것은 당연하게, 당연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지 않게 자각하고 설득하고 이해해야 한다. 누구 하나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강요하지 않고 설명하고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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