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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REE Mar 08. 2020

파도타기

시선의 변화는 태도의 변화로

『Attitude : (정상적인) 태도[자세], 사고방식』

 그 친구로 인해서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게 되었고 여행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샌프란시스코는 작은 규모의 도시였고 시내는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았다. 평평하지 않은 지형과 노숙자들로 인해 생긴 분위기가 싫었고 볼거리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태도가 바뀌면서부터 내가 알고 있던 도시의 모습이 내가 모르는 도시의 모습으로 변했다. 

 번거롭고 호흡이 가빠지던 오르막길이 광활한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변했고,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노숙자들이 그들만의 이유로 인해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음에 안타까워했고, 한 손으로도 충분히 셀 수 있었던 볼거리가 두 손 다 펼쳐도 모자랄 만큼 많아졌고, 공간만 즐기고 장소만 즐겼던 내가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 말은 내가 도시에 스며들었다는 뜻이다.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 말은 나와 당신이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그때부터 공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나도 이 도시에 사는 사람인 것처럼 맥주와 샌드위치를 싸들고 사람들이 많은 공원을 찾아갔다. 그들의 삶에 녹아드니 이 도시가 나를 품어주는 듯한 온기를 느꼈고, 그들이 나에게 "Hi" 하면서 인사해주는 것이, 눈을 맞추며 밝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너무 반가웠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기 않기 위해서 "Excuse me."와 "Sorry"를 서스름없이 말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 공원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과연 나는 잘 하고 있는가'하며 되돌아보았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말을 건네며 상대방에게 기쁜 감정을 전달하는가? 나는 스쳐 지나가거나 부딪히면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고 하는가? 모르는 사람과 거부감 없이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피어올라왔다.

 여행자의 시선에서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시민의 시선으로 여행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블로그에 올라온 레스토랑보다는 시민들이 많은 레스토랑을 가서 예상치 못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기도 하고, 그들이 주말을 공원에서 보낸다면 나도 한번 공원으로 피크닉을 가보고, 러닝을 한다면 말 한번 걸어보고 함께 뛰어보고... 그렇게 시민으로서의 여행을 즐겨보길 바란다.

 여행자로서 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시민으로서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다르더라.

당신은 어느 도시의 시민으로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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