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나를 움직이는 건 욕심이다. 하지만 욕심이라고 말하면 어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욕심이라 말하고 열등감이라 적는다. 그런 열등감이 나를 굴린다. 나의 발을 굴려 지구를 굴리는 힘이 된다.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나는 움직인다.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나는 무엇인가 계속 도전한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도전하고 실천하여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다. 물론 실패한 적도 있지만, 나쁜 기억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기에 기억나지 않는다.
그 성취감. 그 기분에 힘입어 다음 도전을 하기 위해 급급하게 실행한다. 마치 파도가 치는 것처럼.
나의 인생은 파도 같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육지로 가기 위한 발버둥 치는 모습.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손 뻗음. 그것을 형상시킨다
파도는 한번 육지로 뻗어 나아가기 위해 한번 자신을 당긴다. 쭈-욱. 그리고 자신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몸을 움츠리다 잠시 정지를 한 후, 앞으로 한 번에 뻗어버린다.
촤-악. 그렇게 계속 자신에게 강약을 준다. 몸집을 키웠다 줄였다. 힘을 줬다 풀었다. 자신을 던지고 다시 거두어들이고 감정을 바닥에 놓고 하늘에 날리고를 반복한다.
파도처럼 욕심이 나는 것이 작가이다. 점령해야 할 육지는 30살 이전에 나의 책을 내가 원하는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는 것이다.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계속 꾸준히 파도 치고 문을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는 삼킬 수 있지않을까?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 첫 파도이며 파도타기를 거쳐 더 큰 파도가 될 것이다.
나는 격렬히 저항했다.
엄마의 말에
나는 격렬히 저항했다.
아빠의 말에
나는 격렬히 저항했다.
형들의 말에
나는 격렬히 저항했다.
누나들의 말에
어른들의 말에
격렬히 저항했어 나는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격렬히 저항했던가. 단순한 반항심에서 시작되었던 저항심은 이제 없어서는 안될 마음(心)이 되어 버렸다. 체제에 저항했고, 시대에 저항했고, 정부에 저항했던 옛 선배님들과는 다르게, 나는 (어른들)에게 저항하고 있었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어른들이 말하는 현실)에게 저항하고 있었다. 그들의 충고를 들으며 한편으로, 내 속마음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내가
" 당신이 그랬던거지. 현실과 타협한 당신처럼 내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난 다르니까. "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난 할 수 있을 거라고, 내가 못할 이유는 없을거라고, 끊임없이 나 자신을 채칙찔하며 버텼었다. 버틸만큼 버티고 아플만큼 아프고 바둥거릴만큼 바둥거린다.
지금도 나는 그렇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어른인 그녀)가 말했다. 니가 아직 학생이니, 사회인이 되면 자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어른이 아닌 내)가 말했다. 그래 지켜봐라고. 나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하지만 역시나 (아니 언제나 그랬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어른인 그녀)가 말했던 것이 맞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밀려오고, (어른이 아닌 내)가 선택한 행동이 잘못된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를 덮쳤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격렬히 저항한다. 끊임없이 내 마음에는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내 마음 속, 어느 깊숙한 곳에서는 티나지않는 파도 물결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추위에 저항하고 나 자신에게 저항한다. 아,,, (어른이 되어가는 나)의 말에 저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