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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누나 Feb 21. 2023

강아지는 아침에 잘 일어날까? - 2

강아지가 매번 아침을 깨우는 건 아니다

친구는 어느 날 갑자기 시바견을 입양했다.

친구의 강아지 입양


“야, 나 강아지 입양했어.”

“엥? 웬 강아지?”

“아기 시바가 눈에 밟히는 거야!”


코코를 키우는 내가 부러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 친구는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했다. 강아지는 안 키울 것 같은 친구가 입양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내심 옆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을 갖고 지켜보며 간혹 시바의 안부를 묻곤 했다.


친구네 시바는 우리 코코와 털 빛깔과 몸매 그리고 성격 자체가 모두 달랐다. 시바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엄살’이다. 정말 엄살이 심해서 동물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울부짖는다. 심지어 이게 유튜브 영상으로 여러 편 올라와 있을 정도다. 그래서 막연히 엄살 심하고 소심할 거로 생각했다.



아기 코코와 달라도 너무 다른 아기 시바


원래 시바견은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하며 화가 나면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충성심과 경계심이 강하며 독립적이다. 경계심 때문에 가족이나 친한 사람을 제외하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친구네 시바견은 약간 달랐다. 걱정과 달리 친구는 반려견과 잘 지내고 있었다. 시바견의 특징을 공부하고 사회성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한다.


강아지 공원은 강아지와 보호자에게 모두 즐거운 장소다.

나한테 코코의 향이 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크게 경계하지 않았고 예쁘다고 만져줬더니 곧 애교를 부렸다. 친구는 시바의 사회성 기르기를 위해 강아지 공원을 자주 오갔다고 했다. 실제로 나도 몇 번이나 따라가 봤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고민을 토로했다.


“아, 힘들어 죽겠어. 강아지가 자꾸 아침에 깨워!”


친구네 시바가 아침에 배가 고파서 일찍 깨운다는 거다. 물론 밥만 주면 도로 자면 되지만 일어나서 사료를 챙겨준다는 거 자체가 이제 그만 자라는 일종의 신호라 더 자기도 힘들단다. 친구는 한숨을 푹 쉬면서 어찌할 줄을 몰라했다. 그러면서 딱 한 마디 남겼다.


“나 닮아서 예민한 것 같아!”


나무늘보처럼 느긋한 코코


친구네 시바와 달리 우리 코코는 늦게까지 잔다. 중간에 화장실 갈 때만 일어나 볼일을 보고 도로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잔다. 심지어 배도 안 고픈지 사료통을 긁거나 찾지도 않는다. 그래서 친구네 시바견이 더욱 신기했다. 우리 코코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친구네 시바견 이야기를 듣고서야 코코가 평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내가 가진 생각들은 편견이지 않을까?

 어쩌면 강아지가 평균 50% 잔다는 말을 너무 콱 믿고 있었을 수도 있다. 사람도 다양한 수면시간을 자랑한다. 어떤 사람은 하루 4시간만 자도 쌩쌩하고 어떤 사람은 하루 8시간은 무조건 자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강아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평균치는 어디까지나 평균치고 개마다 다르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그 다름은 선천적인 것도 있겠지만, 친구네 시바견처럼 주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 다음 편에 계속


★ 출처

- 사진 : 개인 소장 및 픽사베이,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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