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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누나 Feb 23. 2023

강아지와 보호자는 서로 닮아간다

서로 비슷해져 가는  존재들

아침에 잘 일어날 뻔했던 실패한 비법


“도대체 학교는 어떻게 다녔냐?”

“엄마 아니었으면 못 다녔어.”


내가 하도 늦게 일어나다 보니 엄마가 했던 말이다. 학교에 다닐 때 엄마는 매일 아침 나와 동생을 일일이 깨웠다. 이상하게 아침에 혼자 일어나기 힘들어해서 엄마가 깨워주지 않았으면 매일 지각했을 거다. 엄마의 알람이 딱 끊어진 건 대학을 다니면 서다.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알아서 가라는 거다. 그때부터 잠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일단 휴대전화 알람은 무조건 10분 단위로 여러 개 맞춰 놓았다. 심지어 열 개씩 맞춰 놓은 적도 있었는데, 딱 한 개만 알람을 해 놓는다는 건 정말 불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림이 울려도 끄고 또 자기 때문에 의미 없는 일이라 못 일어나고 도로 잔적도 많다.


아침에 일어나려고 알람시계를 샀다.


그래서 알람 시계를 샀다. 휴대전화는 항상 내 옆에 있어서 켜고 끄기 쉬워서 효과가 없다는 생각에 아날로그식 방법을 시도했다. 마침 침대 옆에 책장이 있어 책장 맨 위에 올려뒀다. 그때 내 생각은 ’ 저렇게 꼭대기에 올려놓는데 설마 일어나겠지? ‘였다. 혹시나 했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알람을 끄고 도로 잤다.


강아지도 늦게 일어난다


개는 주인 닮는다고 하던가. 코코도 잘 자며 심지어 아침잠도 많다. 코코가 아기 때는 아직 어리니까 커가는 중이라 어른이 되면 변할 거로 생각했다. 성견이 돼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고서야 아침형 강아지로 키우는 걸 포기할 수 있었다. 한 번은 나랑 코코가 낮 12시까지 안 깨고 죽 잔적이 있다. 속으로 생각했다.


머리핀을 싫어하는데도 꽂고 잘 자는 코코


’ 나는 사람이라 그렇다 쳐도, 잰 강아진데도 안 깨고 자네.‘


잠시 일어나더라도 화장실에 갔다가 도로 와서 또 잤다. 하도 자니까 엄마가 놀리듯 말했다.


“너 닮아서 저렇게 자는 거잖아.”

친구네 시바나 다른 집 개를 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주인을 깨우고 심지어 아침 산책하러 간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나의 영향인지 코코는 아침에 우리 가족을 깨우지도 않고 아침 산책 또한 안 한다.


한 기사에 따르면 ’ 개는 습관적 동물’이라고 한다. 어떤 ’ 생활방식’을 인식하면 그 패턴은 지속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지 않다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여겨 그 일을 일어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 코코도 늦게 일어나는 게 생활방식이 되었고 아침 일찍 사료를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인식한 것 같다. 그래서 일찍 깨워도 도로 자고 아침에는 나처럼 무기력하다.


아침형을 포기한 보호자와 반려견


나와 코코가 사진처럼 낮에 신나게 뛰어다니면 둘 다 아침형이 될 것 같다


만약 아침형 강아지로 만들려면? ‘생활방식’ 때문에 나도 같이 부지런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전날 신나게 산책시켜 에너지를 발산시키고 같이 일찍 일어나 사료를 준다면 아마도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나도 코코도 이미 아침형이 아니기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더 심할 것 같다.


꼭 아침에 일어날 필요가 있을까? 십 년 동안 코코와 함께하며 든 생각은 ’ 그렇지 않다. ‘다. 이미 익숙해진 ’ 생활방식‘이 있고, 코코와 내가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저 보호자와 강아지가 함께 살며 서로에게 맞는 시간을 찾아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십 년쯤 되면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 다음 편에 계속     


★ 출처

- 사진 : 개인 소장 및 픽사베이, pexels

- 기사 자료 : 비마이펫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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