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코코는 온종일 잠만 잔다
네이버에 강아지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은 죄다 환하게 웃고 있다. 물론 몇몇 사진은 무표정한 것도 있지만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웃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들은 환하게 웃고 있는 강아지를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밝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잘 오는 강아지가 일반적인 거라고 굳게 믿었다.
심지어 환하게 웃으며 애교를 잘 부리고 집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그런 모습까지 기대했다. 내가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해 주고 평소에 똥꼬 발랄하게 집 이곳저곳을 휘저으며 다닐 모습을 말이다.
코코는 그런 강아지가 아니었다.
우리 코코는 정말 온종일 잠만 잤다. 귀여운 모습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자는 모습을 보였다. 난생처음 강아지를 키워 아무것도 몰랐기에 코코의 그런 모습에 처음엔 놀랐다. 첫날, 둘째 날, 셋째 날, 날이 가도 잠이 줄어들기는커녕 똑같이 길게 자니까 동생과 의미 없는 토론을 했다. 결론이 안 난 상태에서 정상인지 아닌지 혹은 뭔가 아픈 건 아닌지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전전긍긍하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 당시 검색했던 기록을 떠올리면 이렇다. 강아지는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을 잔다는 거다.
좀 더 자세히 알아봤더니 개의 수면 시각은 품종이나 나이에 따라 다른데 성견의 경우 평균 수면시간이 대략 14시간에서 17시간이고 강아지는 더 길다고 한다. 미국 국립수면재단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루 50%를 자는데 보낸다고 한다. 하루 30%는 휴식을 취하고 남은 20%는 활동하는데 보내는 거란다.
맞는 말이다. 코코는 정말 길게 잔다. 강아지 시절 밤에는 옆으로 누워서 잤고, 낮에는 엎드려서 선잠을 자다 시끄럽거나 신경이 쓰이면 벌떡 일어났다. 활동하며 열심히 놀기도 했지만, 그 시간보다 더 많이 자는데 할애했다. 자기 쿠션 위에서도 자고, 물통 뒤에서도 자고 심지어 배변판 위에서도 잤다. 여기서 우리 식구가 가진 다양한 편견이 확 깨진 것이다.
아픈 게 아니라서 다행인 건 알았는데 그런데도 너무 자는 것 같아 식구들은 코코의 수면시간을 계속 지켜봤다. 성견이 되면 좀 덜 자겠지 싶었지만, 성견이 돼서도 코코는 잠이 많았다. 산책이라도 길게 한 날에는 더 많이 잤다.
한 번은 불안한 마음에 동물 병원에 대놓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 말씀이 ‘정상’이란다. 그때야 우리는 안심했다. 책이나 인터넷 정보보다 의사 선생님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바뀌는 이 마음은 뭔지 참 웃겼다. 별거 아니지만 소소한 것 하나에도 일희일비하고 애를 키워 본 적은 없는데 애 키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불안한 시기가 지나고 코코는 많이 자고 아침에 늦게까지 나와 함께 잤다. 그리고 나는 다들 그런 줄 알았는데, 사실은 정말 강아지마다 다르다는 걸 알아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 다음 편에 계속
★ 출처
- 강아지 평균 수명시간 통계자료 : 살구뉴스
- 사진 : 개인 소장 및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