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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라이터 Feb 23. 2021

도자기로 백제 역사 생생하게 보여주는 ‘박균서’

도자기로 역사를 만나다 

 박균서. 도자기에서 인생의 새로운 금맥을 발견한 분입니다. 취미를 업(業)으로 승화시킨 주인공이죠.


 첫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취미로 골동품 수집을 시작했는데 도자기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고 합니다. 한 점 두 점 모으기 시작하다 보니 작품 수가 점점 불어났습니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시대 변화에 따라 디자인, 기능, 색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또 왜 다른지? 그 원인을 발견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답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아예 ‘도자기’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사업가와 도자기 연구자로서 두 갈래 삶을 살기로 했지요. 도기와 자기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기 위해 명지대에서 박사 공부를 시작합니다. 차곡차곡 모은 고미술품으로 딸과 함께 갤러리도 열었습니다.   


 한성백제의 문화를 도자기로 풀어달라고 만남을 청하자 두툼한 책자를 여러 권 가지고 와 차근차근 설명해 주더군요. 도기와 자기를 ‘정확히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학자의 꼿꼿한 자존심이 읽혀졌습니다.

 “한성백제는 근초고왕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시대를 호령했던 시기입니다. 패권을 장악한 시절이라 문화예술을 찬란하게 꽃피웠고 중국, 일본과 교류했습니다. 도자기 문화 또한 주목할 부분들이 많습니다”라며 그는 삼족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세 개의 발이 달려있고 뚜껑이 달려있는 삼족도기. 사진으로만 봤던 걸 실물로 보고 촉감을 느껴보니 2천 년이란 거리감이 확 좁혀졌습니다. 디자인적으로 세련되었고 색감도 고급스러웠습니다.


 지금도 우리 일상에서 사용 중인 항아리, 이중겹오가리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성곽을 둘러싼 해자처럼 항아리 입구 주변을 겹으로 둘러쌓고 있어 ‘이중겹’이라고 부르는 이 항아리가 알고 보니 한성백제시대 때 등장한 ‘족보’있는 도자기였습니다.


 “항아리 입구 주변을 왜 이중으로 만들었을까요? 조상들은 이중 겹 사이 패인 곳에다 물을 부었어요. 벌레들이 기어오르더라도 물에 빠져 항아리 속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까 위생적이죠. 기능성 항아리였던 셈입니다. 이중겹오가리는 고려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박균서 선생은 도자기로 역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풍부한 관점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연구자로서 현재 땅 아래 잠들어 있는 몽촌토성, 풍납토성 일대 한성백제 유물 발굴이 진행중인데 앞으로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습니다.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IT기술과 문화재 활용이 잘 접목되기를 바랍니다. 땅 속에 묻혀있던 도자기 파편 조각 하나에는 2천 년의 역사가 퇴적돼 있습니다. AR, 그래픽 재현 기술을 활용해 버튼만 누르면 작은 파편 조각을 백제 시대 도자기로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역사교육이 필요합니다.”



피부로 와 닿아 생생하게 느끼고 역사를 통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문화재 교육의 매력을 박균서 선생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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