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일 : 연락하기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락에 집착하는 편이다. 몇 가지 상황을 통해 내가 어떤 연락에 집착하는지 이야기해보겠다.
가장 먼저 내가 집착하는 포인트는 메시지 읽기이다. 나의 경우에는 메시지가 도착하면 바로 읽는 편이다. 혹여나 중요한 회의 때문에, 공연 중 휴대폰을 끈 경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휴대폰을 보지 못하는 경우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웬만하면 바로 읽고 답을 한다. 만약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상황이 정리가 되면, 메시지와 부재중 통화를 확인하고 전화를 하거나 답장을 한다. 그래서 내 메시지 창에는 숫자가 떠 있는 순간이 거의 없다. 열어보고 싶지 않은 경우 읽기 전에 방을 나가버린 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빨간 숫자가 떠있는 걸 보지 못하는 성격이다. 지인들 중 메시지가 와도 보지 않거나 무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들의 메시지 창은 거의 빨간색으로 도배가 되어있다.
"이 숫자를 그냥 둔다고? 이 숫자들 지우고 싶지 않아?"
"딱히 신경 안 쓰이는데. 단체방 메시지는 나중에 몰아서 보는 게 편해. 귀찮아."
정말이지, 내가 다 눌러버리고 싶다. 그리고 대답해 주고 싶다. 어떻게 메시지를 읽지도 않고 무시할 수 있지.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읽씹의 케이스. 나는 읽씹을 하지도 않지만 읽씹을 당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친한 친구와 시답잖은 대화가 오고 갈 때는 상관이 없지만, 일에 대한 이야기, 진지한 이야기, 연애를 하는 관계 속에서의 읽씹은 거의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르게 만든다. 바빠서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면 내 인내심은 결국 폭발하여 전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보다 나를 더욱 화나게 하는 건 '연락할게'라는 말을 남겨놓고 하루가 넘도록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다. 연락을 한다는 말이나 하지 말지, 왜 말을 해서 사람을 기다리게 만드는지. 이 경우는 보통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고, 그 한마디 때문에 싸우기도 한다.
"연락을 못할 것 같으면 말을 말던가. 아니면 문자라도 남겨야 하는 거 아냐? 나는 네가 연락한다 그래서 하루 종일 기다렸어."
안 하려던 게 아니라 못 한 거라며 미안하다고 하는 상대에게 서운함을 토로할 때면 내가 너무 연락에 집착을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연인 사이에 연락은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이지 않는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최소한의 연락은 기본이고, 약속이 있거나 특별한 일정이 생기면 공유해 주는 것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요즘 연락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하기로 했는데 깜깜무소식이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를 까먹으신 건지 아니면 그 사이 약속이 생긴 건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글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좋아하는 마음이 깊은 상대일 경우 더더욱 연락에 집착하게 된다. 좋아할수록 서운한 마음이 커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