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초대 메시지를 받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2주 전, 친한 매니저가 다짜고짜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며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던 사이고, 여행을 다녀오면 선물을 챙기는 사이의 매니저였다. 한동안 보지 못했지만 명절이나 생일 때마다 잊지 않고 인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이였기에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꼭 참석하겠다는 말을 건넸다. 친한 작가 언니와 함께 참석할 거라는 디테일한 내용까지 덧붙여서.
며칠 전, 알고 지내던 매니저가 다짜고짜 첫째 아이의 돌잔치에 초대한다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사람은 결혼을 할 때도 모바일 청첩장을 보냈으나 왕래가 잦았던 사람도 아니어서 내가 굳이 참석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 정도만 보내고 참석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다니 약간은 의아했다. 이 사람에게 나라는 존재가 이 정도로 친밀한 건가? 결혼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돌잔치에?
경조사 관련 연락을 받게 되면 참석 여부를 판단하는 건 내 몫이다. 하지만 판단을 하기 전에 나에게 이 메시지를 보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게 된다. 친한 친구나 그래도 분기별로 연락을 하는 이라면 경조사 메시지를 보내는 게 이상하지 않지만, 일을 하다가 단발성으로 만난 사람이나 몇 년간 연락 한 번 없다가 갑자기 모바일 초대권을 보내는 사람은 어떤 마음인 걸까?
"우리는 원래 알던 사이였으니 그간 연락이 없었더라도 와서 축하해줬으면 좋겠다."
만약 이런 생각이라면 상대가 모바일로 툭 하니 건넨 초대장처럼 나도 축하한다는 말을 툭 하고 건네고 만다. 어렸을 때는 모든 인간관계에게 최선을 다했고, 그들 중 하나라도 연이 끊기면 안 된다는 이상한 사고에 갇혀있어서 모든 경조사에 참석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도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다. 5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부조금을 낼 수는 있지만 그 돈을 모아 진짜 내 지인들에게 두 배로 주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살아보니 나는 악착같이 참석해서 축하를 해줬는데 그 이후에 내 존재를 잊고 사는 경우들도 많다. 그러니 혹여나 아직 어린 나이의 분들이 이 글을 본다면 기를 쓰고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말고 소수의 자기 사람만 챙기길 바란다. 그게 현명한 선택이다. 단, 기쁜 일이 아닌 슬픈 일일 경우에는 웬만하면 참석해서 위로를 하는 것이 좋다.
"참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가 이렇게 살고 있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정도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의도로 메시지를 보내고 소식을 알린 케이스라면 이해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더더욱 사람과의 교류가 적어지는 요즘, 정말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지내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가끔 단체 모임에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던 사람들의 경우, 작년부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한 명 한 명 돌아가며 연락을 하기에는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여력이 없다. 사실 친분이 깊지 않은 사람이 경조사를 알릴 경우,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정도라고만 판단되어 축하 또는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더 많다. 단, 그 메시지만큼은 진심을 담아 보낸다.
나의 판단력은 30대 초중반부터 단호해졌다. 이번에도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결심했다. 결혼을 한다는 매니저의 경우 참석을 할 것이고, 아이의 돌잔치 메시지를 보낸 매니저의 경우 불참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두 사람이 내게 보낸 초대장을 다시 보니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여서 한쪽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의 나라면 난감함에 고민을 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판단하는 능력이 생겨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