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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시안 May 15. 2021

식탁 벽, 엔틱시계


식탁 하얀 벽

유럽 귀부인 시계가  

가느다란 허리 같은 초침으로

느린 왈츠를 춘다


맞잡은 손으로 뱅글뱅글

무거운 발을 떼면서

시간을 늘어뜨리면

이름을 잃은 오후는 창밖에서 서성인다


뒤늦게 찾아온 밤은

푸른 달빛에 취해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고

이름을 잃은 아침은 서두르지 않는다


느려도 좋은 세상은

나뭇가지 바람에 일렁이는 소리

작은 새들의 지저귐을 들려주며

이름을 찾을 때까지 쉬었다 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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