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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시안 Jun 07. 2022

게발선인장


주름 진 손가락 끝에

붉은 물 들 때였다

바람은 속삭임도 없이

숨을 참았지

떨리는 마음은

서성이던 웃음도 멈추었다


엄마의 갈라진 엄지손톱에도

봉숭아 물이 들어 있었다

해 질 녘 주름이 펴지는

마법 같은 하루가

스며들 때

내민 손가락 위에도 꽃이 피었다


겹겹이 여린 잎들의 수줍은 손위에 

바람도 살살 불어 주었다

점점 진하게 물드는 시간

가장 너답게 피어나라고

여름밤 하늘은 깜깜해

별빛이 조용히 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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