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 의 인형이야기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밤11시를 넘어서야 시작된다. 일상에서 놓여나는 시간. 가장 나다운 내가 살아나는 시간.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를 말리며 피곤한 다리를 뻗고 침대에 기대앉아 음악을 듣는 시간.
이런 밤을 밀크캐러멜 맛이 나는 밤이라고 부르는 건,
우유가 들어간 캐러멜처럼 달큰하면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는 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간이야말로 내가 온전히 나의 사랑하는 말없는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옷을 갈아입히기도 하고 어딘가 문제가 있는 부분을 손질하기도 하면서.
어제는 땋았던 시얼샤의 머리를 풀어 주었고, 오늘은 유즈의 새 원피스를 손질했다. 그리고 며칠째 포티쉐드의 <numb>을 되풀이해 듣는다.
이런 시간들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삶을 지탱해나갈 길이 없다.
낮 동안 잃었던 자신을 되찾는 밤.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밤.
다정하고 친근한 밤.
그리고, 내가 꾸민 인형들과 함께하는 밤.
밀크캐러멜 맛이 떠오르는 평온한 밤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