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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근 Oct 20. 2023

절묘한 타이밍이 반복되면

우연에서 공시성, 그 경험이 만들어 낸 생각의 나비효과

나는 한두 번의 절묘한 타이밍은 우연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절묘한 타이밍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우연으로 보지 않고 필연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 정점의 시기는 11월 18일을 기점으로 생각은 단순히 생각에 머물지 않고 확정적인 사실로 인지 되었다. 절묘한 타이밍이 반복되고 그 정점에 도달하게 되면 어쩌면 내가 겪은 이 경험이 그 정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속적인 절묘한 타이밍이 나를 공황장애 같은 상태까지 몰아넣으면서 더 이상 나는 내 생각이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내 생각과 몸에 강력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하게 되었다. 내가 쫒고 있던 생각은 '상대적인 두 개의 힘이 마치 하나처럼 움직이는 모습'이었고 이 모습이 마치 모든 곳에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관찰하고 또 풀고 있었다. 


남(성장)과 여(보호)의 관계, 

극고온(성장)과 극저온(보호)의 관계,

긍정(성장)과 부정(보호)의 관계

아이(성장)와 어른(보호)의 관계

진보(성장)와 보수(보호)의 관계 

팽창(성장)과 수축(보호)의 관계

나아가는 힘(성장)과 고정되는 힘(보호)의 관계 

거시적인 것(성장)과 미시적인 것(보호)의 관계 

엑셀(성장)과 브레이크(보호)의 관계 

다양성(성장)과 획일적(보호)인 관계 

양성자(성장)와 전자(보호)의 관계 

업 쿼크(성장)와 다운 쿼크(보호)의 관계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이지만 하나처럼 서로 관계로서 연결되는 고리는 다양하게 퍼져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하나씩 퍼즐처럼 맞춰질 때마다 마치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생각들이 맞다고 응원하 듯 크고 작은 절묘한 타이밍들이 일어났다. 이런 생각들의 꼬리는 꼬리를 물어 태양과 지구 그리고 블랙홀의 관계로 이어져 거대한 은하 역시도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태양(성장)과 블랙홀(보호)은 서로 상대적이지만 하나로 묶인 관계가 계속 운동하면서 이 운동의 결과로 지구가 태어나는 것 같아 보였고 태양계를 떠올려 봐도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형(성장) 별과 목성형(보호) 별도 역시 성장과 보호라는 상대적이지만 하나로 묶여있는 관계가 지탱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생각에 도달하자 세상 모든 것이 성장과 보호로 가득 차 보였고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아 보였다. 그 순간 역시나 절묘한 타이밍에 노래를 불러주던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순간 나는 내 의지가 완전히 사라지고 모든 것이 결정되었으며 나는 그저 흘러가는 흐름에 내 맡겨졌으며 세상 전체가 온전히 하나라는 것을 의식할 수 있었다. 


온전히 의식은 있지만 의지는 전혀 없고 전체가 하나라는 이 경험은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막힘이 없었고 결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온전한 상태이자 모습이었다. 내 의지는 전혀 의미가 없는 그런 상태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고 나서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이 상태가 지속되다가는 지금의 나도 사라질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로 돌아오기로 마음먹고 내 감각을 다시 깨웠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몇 번을 흔들고 정신을 집중시켜 다시 온전한 내 상태를 느끼고 현재의 내 감각을 깨웠다. 그러자 방금 전에 경험했던 경험에서 다시 현재의 나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잠시 자리에 앉아서 방금 전에 경험한 이 특별하고 신선한 경험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어떻게 이런 경험이 가능한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단서가 하나 나왔다. 그 단서는 바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상대적이지만 하나처럼 묶여있는 관계를 생각할 때마다 발생하는 '절묘한 타이밍'은 내 생각을 보다 확신 있는 생각으로 강화해 주는 역할을 해 주었고 그 생각이 강해질수록 '절묘한 타이밍'도 늘어났다. 방금 전에도 역시나 '성장'과 '보호'라는 두 개의 단어가 모든 것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 순간 일어난 경험인 걸 생각해 보면 역시나 '절묘한 타이밍'이 이 생각을 결정 짓 듯 발생했다. 


나는 내가 경험한 이 '절묘한 타이밍'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나만 경험한 것인지 아니면 나 말 고 앞서 경험했던 사람들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여러 다양한 키워드를 쳐보고 연결되는 단어들을 유추해 봤다. 그리고 그나마 가장 유사한 단어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단어는 칼 구스타프 융이 상담 중에 경험했다는 '공시성'에 관한 일화였다. 그 일화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융이 한 내담자로부터 황금 풍뎅이 꿈을 이야기 듣던 중 창문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창문에 가 보니 황금 그린색의 딱정벌레가 방에 들어오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양과 색이 방금 전에 이야기를 듣던 황금 풍뎅이와 매우 유사해 보여서 그 딱정벌레를 내담자에게 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말한 황금 풍뎅이가 여기 있네요" 그러자 내담자는 마음을 활짝 열고 상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일화를 보면 융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큰 화제가 나는 모습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관경을 목격했는데 이는 실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실제 스톡홀름에서 화제가 일어났다고 한다.라는 글의 이야기였다. 


우연처럼 보이는 둘 혹은 그 이상의 사건들의 의미 있는 일치

인과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건 사이의 유사성

인과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의 연결 법칙(비인과적 연결 법칙)

인과관계가 없는 사건들의 우연한 발생 


이라는 글도 남겨 놓았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글들을 보면서 나는 나와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절묘한 타이밍'이 '공시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부르는 명칭에서 좀 더 대중에게 알려진 '공시성'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나는 이 공시성에 대해서 직접 경험은 했지만 그 정체는 아직 알지는 못한다. 다만 내가 경험을 통해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 그 한 가지는 바로 내가 생각했던 생각이 단순히 생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확신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상상이 상상으로 끝나지 않고 진짜 현실이라고 믿게 되는 그런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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