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2.19.화. 자작나무 이야기)
모리스 드리 작 '숲속의 예배 행렬'
방미영 작가의 '자작나무 숲 길'
엄마나무 옆에서 새로운 가지를 내는 자작나무
숲속의 귀족이 되기까지
저 따뜻한 남쪽 숲에는 넓은 잎의 활엽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멋스럽게 두터운 여름을 맞이 하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나무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무럭무럭 자라 숲을 가득 채우고 넉넉함으로
주위를 채워 갔지요.
모두들 열정적인 여름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풍요롭게 자란 나무들 사이에 특이한 빛깔의 외소한 나무가 보입니다.
나무 줄기 빛깔은 흰색이라서 다른 나무에 대비되는 빛으로 금방 눈에 띄는데
나무의 자람이 다른 나무들 처럼 제대로 자라지 못하였는지 주눅들어 보이며
하얀 수피도 매끄럽지 못하고 찌져진 수피에서 수액이 삐져나와 검으티티한 모양으로 굳어져
보기에도 안스러워 보이네요.
자람을 잘한 나무들 사이에서 자라려니 힘들었겠다 싶기도 하여
숲에서 마음이 많이 가는 나무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람을 자랑하듯이 커가는 나무들이 이 외소하고 특이한 나무를
늘 신경쓰여 하며 눈치를 주곤하였지요.
“저 흰 나무는 어디서 왔는지 우리하고 너무 다르고 품세도 달라서 우리 숲에 어울리지 않는 나무 같아요!”
“그러게요. 저 수피 빛깔 좀 보세요. 흰색이라니... 나무 망신을 톡톡히 시키는군요.”
“잘 자라기라도 했으면 그나마 좋으련만... 저 자람을 보세요. 같은 나무로서 챙피합니다.”
자람을 잘한 나무들 사이에서 자라려니 힘들었겠다 싶기도 하여
숲에서 마음이 많이 가는 나무입니다.
이렇게 잘 자라는 나무들의 핀잔섞인 소리를 들어가며 자라려고 하니
이 흰 나무는 참으로 숲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자기 자리가 아닌 듯하여...
나무의 자람도 자람이지만 마음이 불편하니 여기 저기 수피에 부스럼이 생기고
그 부스럼에 온갖 생물들이 날아들어 나무를 괴롭히는 것이었지요.
하루하루가 고난이었고 살아있는 것이 불행이었습니다.
시들시들 말라가는 잎사귀며 힘없이 축처진 가지 삐뚤한 줄기
살아가려는 의지를 찾아 볼 수 없었지요.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면 지옥이었는데...
어느날 숲속을 찾은 사람들이 이 흰 나무를 알아보고 말을 걸어 옵니다.
“야!~ 이리들 와 보세요. 이 남쪽에 이런 귀한 나무가 있다니... 신기합니다”
“그러게요!~ 저 윗 지방에 있을 법한 자작나무가 이 곳에 있다니...”
“숲속의 귀족이라는 나무인데, 삶이 무척이나 팍팍한 모양입니다.”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나무인데, 외따로 이렇게 자라려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자작나무의 멋스러움을 만끽하며 자랐으면 좋으련만...”
자기를 어루만지며 다정히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있던 자작나무는 마음이 요동치기 작했습니다.
‘내 이름이 자작나무이구나. 나는 숲속의 귀족, 숲속의 귀족...“
자작나무는 눈물이 핑 돌면 자기의 존재를 인식시켜준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웠은지요.
자기를 어루만지며 다정히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있던 자작나무는 마음이 요동치기 작했습니다.
'내 이름이 자작나무이구나. 나는 숲속의 귀족, 숲속의 귀족...'
자작나무는 눈물이 핑 돌며 자기의 존재를 인식시켜준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웠는지요.
그날부터 자작나무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는 숲속의 귀족이야!~ 그래서 나는 귀족답게 처신해야겠다. 귀족답게...”
생각이 바뀌니 마음도 가벼워지고 자람에 대한 의욕이 생기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땅속의 뿌리에게 이야기 합니다.
“뿌리님!~ 열심히 습기를 모아모아 위로위로 올려보내 주세요. 잘 자라 보렵니다.“
자작나무의 뿌리, 줄기, 가지, 잎사귀 등 모든 부위들이 합심하여 자기의 직분을 다하여 노력하니
나무의 자람이 하루가 다르게 되었지요.
빛깔도 흰색이 돋드라지고 줄기도 곧곧해지고 가지도 생기가 넘쳤으며
잎사귀는 살랑살랑 삶을 찬양하는 듯했습니다.
주변의 나무들이 하루가 다르게 모양새가 바뀌어 가는 자작나무를 보고 이제는 칭찬을 하기 시작했지요.
“저 보세요!~ 저 나무는 원래가 품격있는 집안의 후손이었던 모양입니다. 저렇게 품위가 있으니까요.”
“맞는 말이에요. 우리 숲을 밝게 빛나게 하는 보석같은 나무입니다.”
주변의 나무들의 이런 칭찬일색의 말을 들으니 자작나무는 더욱 힘이 솟아습니다.
‘그래~ 나는 숲속의 귀족답게 나보다 못한 나무들 나보다 못한 생명들에게 나눔을 베풀며 살아야겠다.“
그리하여
자작나무는 키큰 나무는 아니었지만 자기 밑에서 자라나는 어린 나무며
작은 생명들을 함께 끌어 앉고 더불어 살아 갔습니다.
이런 자작나무의 베품있는 행동에 주변의 나무들도 감동하여 서로서로 베풀고 도우며
숲속의 일원으로 살아가다 보니 모든 숲속의 생명들이 활기 넘치고 행복한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었지요.
이런 변화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자작나무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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