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2.26.수. 쌍둥이 나무 이야기)
10. 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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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
정겨운 쌍둥이 느티나무가 되기까지
점심을 먹으러 내려 가는 식당 옆에 느티나무 두 그루
전나무와 낙엽송에 둘러 쌓였고 도로쪽에 인접하여 서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느티나무 두 그루
커다란 나무로 자라오기까지 50여년의 시작은 애증과 갈등의 시간이었습니다.
빛을 탐하는 나무 두 그루는 서로 경쟁자적인 입장이었지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심어졌을 즈음 커다란 나무들이 동쪽에서 떠오르는 햇살을 가로막으니
더욱 빛에 예민했던 것입니다.
한창 자람이 시작되던 어린 나무로서는...
빛에 대한 열망을 보이던 때라 가까이 있는 나무는 모두 경쟁자였고
그래서 빨리 웃자라 햇살을 독차지 하려는 욕망이 강했지요.
바로 옆의 나무가 내 동료인 느티나무인지도 모르고
빛을 혼자 차지하려는 욕심에 시기와 질투심이 불타오르곤 했습니다.
옆 나무의 그늘이 내게 드리워지면 많이 미웠고 저 나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요.
가지를 뻗을 때도 햇볕을 많이 받으려는 요량으로 사방으로 뻗다보니
옆의 나무 가지와 부딪치어 서로 상처가 나고 부러지곤 했습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라는데만 열중했지요.
느티나무 두 그루 모두가...
다른 주변의 나무들이 한마디씩 말하곤 했습니다.
“아이고~ 이 친구들아!~ 우리들이 할 소리는 아니지만,
자네들은 같은 나무 종족인데 서로간의 배려심없이 나 혼자 잘 살아가려 그리도 못쓰게 이기적인가?
내 가지 다치고 옆지기 가지 다치고 그래서 우리 동산 분위기도 어수선하게...”
“그러게요! 옆에서 보는 우리들이 더 안타깝고 측은해 보이네요.”
느티나무 두 그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몇날 몇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 맞아! 우리는 그래도 이름있는 명문가 집안인데,
나 혼자 잘 자라려고 내 종족을 헤치면서 살았구나!’싶었지요.
그날 이후로
두 그루 느티나무는 빨리 빨리가 아니고, 앞서고 뒤서고가 아니고
더불어 함께 하자는 마음과 자세로 양보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작은 동산의 분위기도 바뀌어 상대를 존중하며 자기를 낮추는 분위기로 인하여
화기애애해져서 더욱 활력있게 되었지요.
더불어
느티나무 두 그루도 밝은 마음으로 이런 분위기에서 자라게 되니
나무의 발육도 좋아지고 때깔도 좋아졌는데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행동에서 상대 나무쪽으로 가지 뻗는 것을 자제하다 보니
한 나무로 보면 불균형인 모양인데,
조금 떨어져 두 그루를 한 그루로 보면 멋찐 하모니를 이루는 아름다운 모양이 되었습니다.
‘하트’에 가까워진 모습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지요.
주변의 나무들도 놀라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두 나무를 기특한 눈으로 바라보며
더욱 사랑하고 아끼게 되었습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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