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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Jul 06. 2017

이혼에 성공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발생하지 않았다.

판사의 질문에 뜸들이는 그를 대신해 안심해도 좋다는 듯 내가 먼저 대답을 한다. 특히 아이들 양육관련해서는.


판결은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판결문을 받고 그가 먼저 엘레베이터를 탄다.

내가 타려는데 문이 닫힌다.

헐...  문을... 잡아주지도 않는다.

이런 인간이다.


내 기대를 속절없이 무너뜨렸던 그 모든 결정적인 순간들마다 나에게 진심을 담아..  아니 그런척이라도 미안한 기색을 보여줬다면

우리가 여기까지 왔을까


굴욕스럽지만 버튼을 몇번을 누르고 그와 함께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나는 습관적으로 ... 가...  그랬지만

등뒤로 돌아오는 소리가 없다.


고생만 시키고 해준 것 없어서 미안했노라

그런 말까지는 기대도 안했다.

그냥 어쩜 저리도 끝까지 냉정한지

17년동안 난 도대체 뭘한건지...


3개월이내에 구청에 판결문을 제출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어진단다.

회사로 갈까하다가 구청으로 직행했다.

간단히 접수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 여지껏.

여기저기 친한 지인에게 소식을 알리고...

그래도 여전히 혼이 빠져 나간듯 하다.

해방돼서 너무 좋은 데, 그토록 원한 바인데

이 허무함과 불안함은 뭔지...


저녁운동을 해야하나

그냥 집에 갈까...


그가 완전히 집에서 퇴거하기전까진 이 불안감이

가시진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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