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 고향집에 왔다. 언제나 그렇듯 고향집에는 나를 기다리는 친구들이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
"엄마, 나 두 방 물렸네."
"이따가 잘 때 푸막끼 한 번 품고 자면도ㅑ. 물파스 발러. 게란디 바르믄 따꼼따꼼혀! 글믄 싹 가란져!"
"알았어, 엄마."
난 엄마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방바닥에 착~하고 달라붙어 뭉그적 뭉그적 거린다. 드디어 엄마가 오른손에 물파스를 들고 게으른 자식을 찾아오신다. "어디여? 물파스 바르랑게..." 난 엄마에게 여기 여기 하며 여러 군데를 가리켰다. "어디여? 뺄간 헌디가 안 뵈는디?" 눈이 어두우신 엄마는 내 등짝 여기저기에 꾹꾹 눌러주듯 물파스를 발라주셨다. 참 좋다. 행복 별거 아니다. 마흔여섯 살 큰 아들 등에 물파스 발라주시는 엄마도 나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