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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May 14. 2024

당신 주변의 5명은 누구인가요?

2화 : 결국, 비슷한 에너지들끼리 끌어당긴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동안의 제 인간관계는 차곡차곡 쌓아온 무지개떡과 같았습니다. 누군가와 만나게 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한 번 맺은 인연은 어떻게든 오래 유지하고픈 욕심도 있었지요. 그렇게 한 겹, 두 겹 세월과 함께 쌓아온 관계들이 늘 똑같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끊어지거나 뒤바뀐 경험은 없었지요.


그런데 이번 회사에서 조금 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예고 없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왔지요. 매일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들이 어느 순간 바뀌어 있었습니다. 당시엔 뚜렷한 계기도 없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조직의 변화 때문인 걸까, 아님 사람의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걸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변화가 당연한 일이었음을 압니다. 일이 너무 고되고 힘들었던 시기, 매일 같이 툴툴거리던 제 주변엔 그 툴툴거림에 똑같이 응답해 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직을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땐 이미 오래전부터 이 업에 마음이 떠난 사람들이 머물렀지요. 그런데 일을 대하는 자세, 미래를 그리는 방식, 그때그때 세우는 목표들이 달라지는 순간, 주변 사람들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내 머리에 담는 생각, 내 마음에 담는 다짐이 달라졌을 뿐인데, 그게 어느샌가 주변을 바꿔놓은 셈이지요.


전 세계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맥스웰'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의 주변에 있는 5명의 평균, 그게 바로 '나'라고. 이 말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그 5명을 떠올려봤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많은 생각을 나누고,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 사람들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단숨에 그 한 줄이 떠올랐습니다.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


그러니까, 각자 저마다의 몫을 너무나 잘 해내고 있어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사람들 속에 있으니 점점 회의 시간이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면 하기 어려울 생각의 흐름, 나에겐 없는 저 사람만의 카피 스킬이 궁금했습니다. 점점 더 일이 재밌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물론 단점도 한 가지 있습니다. 그만큼 감수해야 할 부담감이 늘었다는 것이지요. 나만 내 몫을 다 못한 것만 같아 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습니다. 다 똑같은 시간을 두고 고민한 건데,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갖고 왔나 싶은 날엔 질투가 나기도 했었고요.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 늘 마음에 들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관계라는 증거 같았지요.


요즘도 저는 무심코 뱉는 말과 무심코 떠올리는 생각을 경계하려고 합니다. 하루아침에 아이디어를 새로 짜야하는 일이 허다한, 그래서 하루의 스케줄도 단언할 수 없는 이 업계가 여전히 참 어렵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다시 머리 맞대고, 잘 만들어봅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나 스스로가 그런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야만, 같은 에너지의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 거라 믿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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