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기엔 부담스럽고 심리상담을 받아볼까 하다가도 그 생각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무래도 상담비용일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와 다르게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상담 비용은 꽤 높은 편이다. 지역이나 상담센터에 따라 각기 다르겠지만 검사료는 별도로 하고 상담 1회(50분) 기준으로 했을 때 6~10만 원 정도 선이 아닐까 한다.
내가 심리상담을 받아본 건 초반에 정신분석을 위해 찾아간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였다. 정신분석을 위한 심리상담도 가격이 꽤 높은 편이었는데 당시에는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정신분석을 하다가 내면의 깊은 곳을 살피는 과정에 이르러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중간에 포기했었다. 그 후에 근로복지공단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심리상담을 무료로 받았던 적이 있고, 스타트업 근로자를 위한 심리상담도 무료로 받아본 적이 있다. 상담가와의 라포 형성 및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만족도는 달라질 텐데 대체적으로는 중상 또는 중간 정도의 만족도였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상담의 경우는 15~20분 내외로 진행되고 한 달에 한 번만 가고 있어서 매주 1회 50분의 심리상담을 한다면 좀 더 이야기로 풀어내고 상담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서 그런 기회가 있을지 열심히 찾아봤다. 실업급여 수급 중이라 이전처럼 근로복지공단에서 또는 스타트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은 받을 수 없었다.
대신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각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무료 심리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고, 전화로 상담 관련 접수(상담자의 기본 정보 제공, 어떤 것을 상담하고자 하는지 체크), 일정 조율을 마치고 나면 첫 상담일이 정해진다. 이 과정에 약 2~3주 정도가 소요된 것 같다. 그나마 평일 오후에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조금 빨라진 것 같고 보통은 한 달에서 조금 더 걸리고 대기자도 많이 있다고 했다.
예약이 확정된 후 다시 센터에서 안내 문자가 오고, 최종적으로 참여 여부에 대한 피드백을 문자로 요청한다. 아마 예약하고 노쇼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방지차원에서 하는 프로세스 같았다. 참여가능하다고 답장을 보냈고 상담일 하루 전에 다시 상담예약 안내 문자를 보내왔다.
그렇게 첫 상담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