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윤슬 Oct 06. 2022

제주 함덕해수욕장의 사랑스러운 봄

: 이 풍경에 반해 제주를 계속 오게 되었지

함덕해수욕장 한번 가볼까?


홀로 제주를 찾았던 10년 전,

나는 이곳의 풍경에 반해 또다시 제주에 오게 되었다



제주도 바다 중에 내가 좋아하는 바다 중 하나, 함덕해수욕장

이국적인 풍경에 오래전부터 가족단위와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았던 곳이었다. 10년 전 제주는, SNS 보다 입소문으로 여행을 해야 했던 시기였다


'함덕해수욕장이라는 곳에 가볼까?'

사실 함덕해수욕장이라는 곳을 잘 알지 못했던 초보 여행자였다. 혼자 여행을 했던 20대 초반, 우울했던 날씨가 계속되자 여행에는 의욕과 행복보다는 불안과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해졌을 때, 홀로 제주에 온 걸 후회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큰 기대 없이  공항에 가기 전에 잠시 들려 산책을 하기로 했던 곳, 함덕해수욕장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다르게 흘러갔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구나.. 우와..'

파란 하늘과 야자나무가 가득한 넓은 잔디밭. 옥빛 바다가 일렁이던 함덕의 바다를 보며 무거운 배낭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았다. 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니' 눈으로 보고 있지만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이른 오전, 아무도 없는 함덕해수욕장의 풍경은 나를 다시금 제주로 오게 만들었다


나 홀로 함덕 해수욕장



저 멀리 제주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배가 반짝인데

'꼭 보름달 같네' 혼자 여행하는 밤이 시작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등어회 한 접시를 포장해와 홀로 여유를 부린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내일의 함덕 바다가 궁금해지는 밤이었다


'그래, 내가 가장 우선이니까'

늘 타인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인지라 타인과의 여행이 즐겁지만 피로감이 쌓이기도 했다. 예쁜 풍경 앞에서 책을 읽고 싶어도 누군가와 함께 여행할 때는 사실 쉽지 않았고, 함께 온 여행이기에 함께 결정하는 일정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늘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다음번에는 꼭 혼자 와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돌아오곤 했다


혼자만의 시간, 함덕을 혼자 바라보는 이 시간이 행복함으로 가득 차는 시간이 좋다



함덕해수욕장의 아침,

아침에 눈을 떠 함덕해수욕장에서 함덕 서우봉까지 걷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던 함덕해수욕장이었지만, 요즘의 함덕은 많은 인파로 북적이곤 한다. 그럼에도, 함덕을 계속 가는 이유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풍경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넓은 함덕 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정말 제주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특히 오전 시간의 함덕을 사랑한다

고요히 산책할 수 있는 길, 바다가 온전히 내 것이 된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니까. 봄의 제주 바다는 유독 잔잔한 옥빛을 자랑한다. '아름답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될 정도로 경이로운 풍경, 걷고 또 걸어도 좋은 함덕의 아침이었다



유채꽃과 바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함덕 서우봉의 높은 곳에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하고, 웨딩 촬영을 하러 이곳을 찾기도 했다. 나 역시 홀로 여행할 때는 느릿느릿 거북이가 되지만 함덕의 봄 풍경을 놓칠 수 없어 함덕 서우봉에 올랐다


열심히 홀로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경이로운 풍경에 아쉬워 쉬고 계시는 분께 사진을 부탁드렸다

'양손을 쭉 뻗어주세요' 제주 도민이셨던 분은,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있던 내가 귀여우셨는지 다양한 포즈로 예쁜 사진을 남겨주셨다. 낯을 가리는 성격상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홀로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노력을 하다 보니 조금은 부탁도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감사합니다!!!!!!'

부탁은 조심스럽지만 인사는 적극적으로 하는 나 홀로 여행자가 되었다

뿌듯하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이겨 내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예뻐 보였던 날, 유채꽃과 바다 앞에서 마음에는 다정함이 가득해졌고 홀로 이곳에 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졌던 여행




여행은 길을 따라 걸으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일,

나 홀로 길을 걸으며 주변을 알뜰히 살피는 행복이 가득했던 여행


바다와 꽃이 양옆으로 나를 반겨주는 꽃길을 걷고 있노라면 마음이 다정해진다

제주 함덕해수욕장은, 내게 다정함과 사랑이다


이전 11화 제주에서 받은 내 인생 첫 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