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코딩만 잘하면 합격?” 빅테크 면접의 진짜 기준!

기술 면접이란? - 빅테크 인재의 조건

by 예나빠 Mar 05. 2025


여러분이 각고의 노력 끝에 미국 테크 기업의 면접 기회를 잡았다면 마땅히 축하받을 일이다. 그만큼 서류통과조차 힘든 것이 사실이다. 만일 한국에서 직접 지원한 경우라면 더 놀라운 일이다. '인터뷰를 통과하면' 고용주가 해외 이주까지 지원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아직 신분문제도 해결이 안 된 상태였다면 더 대단하다. '인터뷰를 통과하면' 고용주가 비자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말은 즉슨, 순수하게 여러분의 이력서만으로 1차 관문을 뚫어 낸 것이다. 당신이 그동안 쌓아온 학업 성취도, 관리했던 경력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축하합니다! 하지만 진짜 전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서류 통과를 이뤄낸 기쁨도 잠시, 문제는 본 게임인 인터뷰다. HR과 하이어링 매니저 콜을 끝낸 뒤, 하루 이틀 기술 면접일이 다가오면 점점 초조함이 찾아올 것이다. 면접일까지 1~2주 남은 기간 동안, 연습했던 릿코드 코딩 문제를 다시 확인하고, 전공 지식과 이력서상에 적어놓은 과거 프로젝트를 머릿속에 정리한다. 영어가 부족한 상태면 자기소개부터 시작해 예상문제 답변을 스크립트로 작성해 반복 숙지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HR로부터 면접관 이름을 받았다면, 링크드인을 뒤져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한다. 혹여나 해당 회사의 면접 기출문제, 인터뷰 후기가 공개된 것이 없을까 인터넷을 샅샅이 뒤진다. 웃긴 일은,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면접 보기 전부터 '합격하면 연봉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levels.fy부터 검색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나도 다 해본 일이다.


구(이)직자는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면접을 준비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점차 신입자리가 줄고 있고, 테크 시장이 AI 중심적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 덕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전미 전역)의 테크 기업들은 채용 기준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탄탄한 도메인 전문성에, 실무 경험을 중시하고 여기에 AI 스킬셋을 보유했는지 따진다. 아울러 필요한 소프트스킬도 꼼꼼히 살펴본다. 


엔지니어의 기술면접, 그들은 어떻게, 무엇을 평가할까?


회사, 직군에 따라 그 비중이 다르겠지만 통상 엔지니어의 기술면접은 코딩(실무) 인터뷰 + 구술기반 이론/지식 검증 + 행동 면접(Behavioral Interview)으로 구성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같은 스킬셋 직군의 경우 코딩/실무 인터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아키텍트 같은 도메인 직군의 경우 이론/지식 검증의 비중이 더 높다. 행동 면접은 소프트스킬을 확인하는 과정인데 회사의 선택사항이다. 어떤 회사는 이를 위한 별도의 세션을 두기도 하지만, 어떤 회사는 별도 세션 없이 실무 + 지식 인터뷰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한다.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같은 연구직의 경우, 후에 또 이야기하겠지만, 코딩은 없거나 있더라도 비중이 가장 낮다. 대신 그동안 자신이 그동안 출판한 논문을 잘 정리해 발표해야 하고, 이에 대한 강도 높은 Q/A 세션을 가진다. 졸업 전 퀄시험, 학위논문 심사과정과 유사하다. 


이미지 출처 = https://snl.no/Silicon_Valley


그렇다면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에서 면접 시 면접관은 어떤 것을 유심히 볼까? 우리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 할까?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뭐니 해도 '실무 + 지식'이 가장 관건이다. 기술 인터뷰이니 당연하다. 그런데 무시할 수 없는 것이 +α인 소프트스킬, 한마디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실무와 지식이 가장 중요하긴 해도 그것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면접 시 후보자의 '태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실무 + 지식이 아무리 훌륭해도 탈락되기도 한다. 


회사가 원하는 동료, 면접관이 원하는 동료는 다르다.


채용은 회사 입장에서는 조직에 기여할 인재를,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함께 일할 동료를 찾는 것이다. 회사는 후보자를 거시적으로 판단한다. 회사는 후보자가 조직에 합류한 뒤 빠르게 중추적인 인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학부를 마치고 신입으로 입사한 경우라도 즉시 전력 및 빠른 적응력을 기대한다. 즉 손이 많이 가고, 많은 지도가 필요한 신입 지원자는 원하지 않는다. 경력직는 신속하게 러닝커브를 끝내고 조직에 자신의 역량을 쏟아내길 기대한다. 입사전까지 업계에서 쌓아온 역량, 조직적 지식(Institutional Knowledge)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 조직,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주로 하이어링 매니저가 사전 콜에서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로 이점이다.


면접 시 면접관으로 들어온 실무자들은 후보자를 좀 더 미시적으로 판단한다. 함께 일할 동료로서 적합성을 따진다. 실무 + 기술력을 파악하면서 다양한 소프트스킬을 함께 평가한다. 따라서 후보자는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 문제 해결 능력,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성장 의지(growth mindset), 비판적 사고력(critical analysis), 창의성을 갖춰야 하고, 스트레스 관리 능력에 회복 탄력성(resilience)까지 보유해야 하며, 밝고 긍정적인 성격에 자기 동기부여(self-motivated)까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빅테크 면접관들은 왜 레퍼럴을 선호할까?


이런 젠장! 빅테크가 후보자에게 원하는 것이 이 모든 능력이라는 말인가. 좋은 인재상이라고 하는 것들은 다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렇다. 누구나 아는 하나마나 한 소리다. 그리고 단언컨대 빅테크 면접관이 면접을 통해 후보자의 이러한 역량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그들은 '레퍼럴'을 받는다. 1차적으로 자신의 팀에서 지인 추천을 받거나, 팀에서 인턴으로 있던 후보자를 선호한다. 이전에 함께 일해본 경험, 내지는 겪어본 이가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라고 '강하게 추천해 주는 것'만큼 믿을만한 것은 없다. 이러한 피추천인은 인터뷰 초대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랭크된다.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레퍼럴을 받은 '약한 추천'*이거나, 레퍼럴 없이 인터뷰까지 도달한 경우라면 면접 '태도'로 최대한 이러한 점을 드러내는 수밖에 없다. 실무 + 지식 면접 과정에서 질문에 최대한 면접관과 소통하며 대답을 도출하고, 밝고,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심어줘야 한다. 긴장감을 유지하지만 여유를 잃지 말고, 이 직무에 열정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인터뷰 시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바른 태도다. 


* 지인에게 받는 '강한 추천'과 모르는 이에게 받는 '약한 추천'의 차이에 대해서, 그리고 지인이 없는 경우에 강한 추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출간된 책 <실리콘밸리가 원하는 사람> 288p를 참고하기 바란다. 


실리콘밸리 면접, 당신이 진짜 준비해야 할 것은?


결론으로 말하자면 기술 + 태도 + 레퍼럴이 인터뷰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브런치북에서 10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태도'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할 생각이다. 그리고 면접 태도(interview skill)은 자신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대답하는 것에 연관되어 있기에, 단순 소프트스킬을 넘어서 실무 + 지식 면접과도 연관을 짖는다. 


알겠지만 나는 HR 직원이 아니다. 그래서 '당사가 요구하는 인재상'같이 추상적인 덕목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적도, 인사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도 없다. 철저히 엔지니어로서 임했던 현장 면접자, 면접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할 것이다. 그렇다고 '면접에 자주 나오는 질문' 이런 건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터뷰 문제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면접자도 면접 시 받았던 질문에 묵비의무를 고수하라는 NDA에 서명하는 것이 관행이다. 그보다는 인터뷰시의 바른 태도와 이를 위해 '평시'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할지를 안내할 것이다. 이 브런치북이 빅테크 입사를 준비하는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예나빠.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euroalter.com/journal/artificial-intelligence-is-the-other-of-human/



글로벌 엔지니어 커리어 안내서 <실리콘밸리가 원하는 사람>을 지금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Yes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1895946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6547658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622588


엔지니어 커리어에 관해 질문있으시면 언제든 아래 글에 댓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이전 01화 프롤로그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