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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Aug 18. 2024

조율은 원온원으로, 공유는 타운홀로

[Weekly OD Insights] 커뮤니케이션(4) 타운홀과 원온원

소통은 어렵습니다. 결혼한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단 둘이서 마음을 맞추는 것도 이렇게나 어려운데 하물며 조직이라뇨. HR 담당자 입장에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은 늘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에, 아무리 ‘아’라고 여러 번 말해도 듣는 사람들은 ‘어’ ‘우’ ‘애’ 등 다양하게 해석하고, 오해하고 또한 상처받습니다.


제 경력은 세일즈로 시작하는데요. 그때 결국 모든 업의 본질은 ‘설득’, 즉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걸 어렴풋 느꼈습니다. HR을 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을 느끼고 있죠. 아무리 제도나 프로세스를 잘 만들어도, CEO를 비롯한 리더들과 구성원을 설득시킬 수 없다면 끝끝내 조직 변화를 추동할 수 없을 테니까요. 너무 어렵지만, 또한 재미있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그간의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주제는 논리와 공감입니다. 


첫 번째 글: 원칙과 예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법

 번째 글: 개념과 구체성, 뭐가 중요한가?

세 번째 글: 공감은 따뜻하게, 결정은 단단하게 




상대를 놀라지 않게 하는 법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문장은 "상대방을 놀라게 하지 말라"입니다. 물론 감탄, 감동처럼 긍정의 놀람은 당연히 권장되지만, 부정적 정보를 전달할 때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평가 결과에 대한 공유든, 조직 개편이든, 공지사항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면, 의도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의 놀란 감정은 부정적 정서를 일으키고, 그것은 논리적인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죠. 인간이라는 종이 얼마나 기분이나 감성에 좌우되는지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궁금하시면 인사이드 아웃을 한번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 다시 말해, 상대방 입장에서 '관점과 기대'를 섬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 평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하기 위해선,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사전에 명확히 소통해야 하는 것처럼요. 


당황이가 나오지 않도록!


상대방을 놀라지 않게 하려면, 커뮤니케이션 순서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의사 결정을 앞두고 의견을 듣는 것은 ‘참여감’을 경험하게 하는데요. 어떤 결정을 공유하지도 않는 것과, 일반적으로 통보하는 것과, 통보하되 질의응답을 충분히 하는 것과, 사전에 미리 언질을 주는 것과, 적극 참여시키는 것은 각기 다른 커뮤니케이션 전략입니다. 사안의 긴급성과 중요성에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전략, 순서 등을 적절히 구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선 1:1 대화를 많이 나눕니다. HR 매니저는 조직 내 '경락 마사지사'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CEO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과의 소통은 '긴장'을 동반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소통이 막히거나 꼬여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고, 필요하다면 조직 차원의 액션을 취하죠. 마치 몸의 긴장을 풀기 위한 마사지와 비슷하죠. 이슈마다 전략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저는 이렇게 소통합니다. 




1. 주요 이해관계자와 원온원 미팅 


사회 초년생 시절, 선배님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회의 참가자가 5명이라면, 의사결정을 위해서 몇 번 회의를 해야 할까?" 저는 별생각 없이 "한번 다 같이 모여서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자 선배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만약 그 주제가 꽤 중요하거나 섬세하다면 5번 미팅을 해야 할 수도 있어. 네가 나머지 멤버들을 각각 따로 만나서 미팅을 하면서 맥락을 설명하고, 미리 어느 정도 합의를 해놓는 것이지. 그런 다음, 모두 모여서 최종적으로 한번 더 결정하는 미팅을 갖는 거야. 우리는 회의를 통해 서로 소통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그런 경우는 드물고, 특히 중요한 일이라면 따로 만나서 충분히 이야기를 내놓는 게 중요하더라." 

사실 대화를 나눈 당시에는 "꼭 그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러한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소통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해마다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있죠. (지금까지, <나의 첫 커리어 브랜딩>에 언급되는 내용입니다. 막간의 광고 ㅎㅎ.) 그것이 꽤 민감한 주제라면 사전에 1:1 미팅을 통해서 미리 개인별로 맥락을 충분히 전달하고,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운홀에서 결정된 사항을 공유할 때와 원온원에서 논의할 때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2. 리더급 미팅에서 질의응답 


앞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논의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HR 정책의 특성상 주요 리더들의 얼라인과 합의는 중요합니다. 어차피 HR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실행 과정에서 CEO를 비롯한 리더 그룹의 협조는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리더 회의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내용과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그때 규정에 대한 실효성을 한번 더 확인하게 되고, 수정이나 조정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다양한 관점을 모으는 과정에서 더 나아지도 하지만, 가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좀 더 단호하게 메시지를 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만약, 회사에 '컬처 커미티'나 '주니어 보드'와 같은 조직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사전에 소통하고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공유 시점까지 보안(엠바고)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칫 애매하게 정보가 유출되어 곤욕을 겪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2번, 3번 강조할 필요가 있죠.


3. 타운홀에서 공유 및 질의응답 


모든 구성원들이 모이는 타운홀 미팅은 조직 소통의 핵심입니다. 전사 구성원에게 왜 이렇게 결정되었는지 투명하게 맥락을 공유하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존중'이란 경험을 선사합니다. 메시지를 정리할 때는 3가지를 기억하면 좋습니다. '이유와 배경 Why' ' 핵심 메시지 What'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How'까지 전달하고, 질의응답을 합니다. 사전에 예상되는 질의응답을 충분히 예상하고 답변을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답변이 쉽게 나오지 않으면, 그 또한 경험이 좋진 않죠. 

기대 관리 차원에서 그것이 무엇이든 확정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히고, 개별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칙과 예외 참고) 예외를 허용할 때는 그 이유와 한계를 명확히 설명하여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타운홀이 끝나고 나면, 작성한 문서를 공유합니다. 혹시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정보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신경 씁니다.



오픈 커뮤니케이션과 깊이있는 원온원 : E(외향성)과 I(내향성)


마지막으로 MBTI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가 MBTI 신봉자는 아닙니다. 워낙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개념이다 보니, 이해를 돕기 위해서 MBTI 구성을 빌려오는 거라고 이해해 주세요. 딱 떨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연결 지어보자면, I(내향형)과 E(외향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내향형은 깊이 있는 원온원 대화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대화를 경청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잘 듣고 보다 사려 깊게 반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 이전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할 때는 내향형의 강점을 발휘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외향형은 타운홀과 같은 오픈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이 있습니다. 좀 더 에너지 레벨이 높고, 자신의 의견을 활발하게 공유합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설득력 있게 메시지를 펼치는 능력이 있습니다. 결국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선 각각의 강점을 살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가지 성향이 균형을 이루면 더 효과적인 조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선 원칙과 예외, 개념과 구체성, 논리와 감성, 원온원과 타운홀 네 가지의 대립되는 가치를 통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쉽진 않지만,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내가 위해서 끊임없이 애쓰는 것이 HR 담당자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한 명 한 명은 모두 복잡하지만, 그들이 모인 조직은 또 다른 차원의 복잡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잘 소통하기 위해선' 다양한 관점을 품고,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모든 리더들과 HR 담당자들의 건승을 빌며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시리즈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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