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마음이 무겁고,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미어지고, 마음이 끊어지는
있잖아
어쩌면 이 사람을 다시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게
아니 어쩌면
너무 오래 걸려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어쩌면 이 사람을
마지막으로 보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
그런 기한 없는 약속 있잖아
곧 보자, 금방 또 만나자고 해도
우리가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답할 수 없는
그런 만남과 헤어짐
그게 어떤 느낌인지
그게 어떤 마음인지
내게 그런 기억이 두 번 있는데
처음 기억하는 그 날에는, 공항에서 울지 않았고
그 다음으로 기억하는 그 날에도, 공항에서 울지 않았어
울지 않고 그저
수속을 밟고, 짐을 다 부친 후
함께 의자에 앉아 그 사람 손을 꼭 잡고
나보다 더 강해 보여도
나만큼이나 슬퍼하고 있을 그 사람 손을 꼭 잡고
잠시 어깨를 빌려 가만히 기댄 채 시간을 보냈어
괜찮아, 괜찮아
우리 지금 같이 있잖아
우리 짧아도 같이 이렇게 마주 보고, 웃고, 밥 먹고, 대화하고
서로의 곁에서 숨 쉬고, 말하고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냈잖아, 그치?
그러니까 괜찮아
너무 슬퍼하지 마, 금방 또 볼 텐데
근데 손이 참 예쁘네
내 손보다 훨씬 크다, 듬직하게
그래 맞아, 너는 나에게 이런 사람인데
누구보다 친한 친구고,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단짝인데
때로는 오빠처럼 든든하고, 때로는 동생처럼 귀엽고,
내가 쌓아놓은 이 높은 벽들을 허물어
보잘것없는 내 옆에 앉아 환하게 웃어준
너는 나에게 그런 사람인데
내가 네 그늘에 기댈 수 있고, 내가 네 그늘에 쉴 수 있게
그 자리를 지켜준, 그런 사람인데
더 듬직하네, 오늘따라
어디서 이렇게 멋진 사람을 찾았을까, 내가
그렇게 그 사람을, 또 나 자신을
달래고, 또 달랬어
마음이 무거운 걸 감출 수 있었을 텐데
다만, 탑승 시간이 가까워지는데도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30분 즈음이 남았을 때, 지금 안 들어가면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겠다 싶을 즈음에
겨우 한 걸음, 한걸음 뗐으니
그도 알고 있었겠지
내 마음이 사실은 어떠했는지
그래도 마지막 게이트 앞에서는
애써 덤덤하게, 손 한번 꽉 잡아주고는
‘또 올게, 우리 또 금방 보자’라며 손을 흔들고
괜히 더 무겁게 느껴지던 가방을 훌쩍 메고선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
여권을 내밀고, 티켓을 검사받고
내 뒤로 게이트 문이 닫히고
그제서야 흔들리는 눈동자를
더는 참지 못하겠으면
눈물을 훔쳐낼 힘도 없이, 그저 바닥으로 떨어지는 마음을 보다가
그 다음 사람이 들어와 게이트가 열릴 때마다 고개를 내밀어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는 널 보고 괜찮다고, 얼른 가라고 손을 흔들고
행여나 게이트가 열렸을 때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더라도
벌써 멀어진 네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저 웃으며
괜찮다고 얼른 가라고, 이제 정말 간다고 손을 흔들고
그러다 마지막으로 모든 검사를 마치고
여권에 도장을 찍고 출국하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공간에 들어서면
그제서야 다리에 힘이 다 풀린 듯
주저앉듯이 보이는 의자에 앉아
방금 헤어졌는데, 아직 네 손의 온기 덕분에 내 손도 따뜻한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잘 가고 있냐고, 방금 헤어졌는데 벌써 보고 싶다고 마음을 전하고
유별나게도 정말, 네가 벌써 너무 보고 싶어서
아직 공항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담긴 네 사진 한 장에
반가워 웃음이 나는데, 자꾸 그 위로 눈물이 흘러서
불과 어제 도착해 너와 다시 마주 보게 된 것 같은데
불과 어제 네 손을 잡고 함께 걸었던 길들을 다시 한걸음, 한걸음 걸었던 거 같은데
내 발로 너에게서 멀어졌다는 게 믿기질 않아서
그래서 힘들어하는 마음에 손을 얹고는
괜찮다, 괜찮다 토닥이다
결국 우리가 함께했던 곳으로 너는 돌아가고
결국 내게 새로 주어진 자리로 나는 돌아가고
내가 그 사람이랑 공항에서
한 번을 재회하고
두 번을 이별했는데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그건
마음이 무겁고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미어지고
마음이 끊어지는
돌아가는 비행기 안, 12시간이 넘는 시간 내내
한숨도 못 자고 멍하니 스크린만 바라보다
컴컴해진 실내에서 어딘가에 생겨버린 구멍으로 흐르는 마음을
멈추지도 못하고, 닦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어둠 속에서도 잠을 청하지 못하다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언제 또 너와 마주 앉아, 날 보며 웃는 네 모습을 가득 담을 수 있을까
그 생각에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하루에 잠겨
그저 멍하니, 어둠 속에서도 잠을 청하지 못하다가
그건
마음이 무겁고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미어지고
마음이 끊어지는
그래, 그런 느낌이더라
그런 느낌이었어
그랬어
정말 그렇더라
어쩌면 이별은
처음으로 네가 멀어지고
내가 남겨진 일 일지도 모르겠다
부디 너는
뒤돌아보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만 걸어갔기를
여전히 그 자리에
그림자 가득 머무른 채
한걸음 떼지 못하는
나와는 다르게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