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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Oct 04. 2017

너와의 백 번째 사랑

놓아줄 줄 아는 것, 너도, 그 시간도



하루 종일 짐을 싸고, 정신없이 공항으로 가서

무거운 마음으로 비행기를 타고선

5시간 동안 무얼 할까 혹시 몰라 책 한 권도 가방에 넣었어

평소에 영화를 자주 보지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바로 책을 꺼낼까 하다가

그래도 혹시 뭐가 재밌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 이것저것 누르다 보게 된 거야


“‘리쿠’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인생 레코드’로 인해 타임리프 능력을 가지게 된다.

첫사랑 소녀인 ‘아오이’가 웃는 것을 보기 위해 사용했던 ‘인생 레코드’.

하지만 이제 그녀의 슬픈 운명을 바꾸기 위한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제목만 봤으면 굳이 보지 않았을지도 몰라. 시간 여행도 흔히 다뤄지는 주제고


그래서 별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보니 5시간 내내 다시 돌려보고 있더라


2016년 7월 31일 18:10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어나가기 위해

놓지 못하고, 아니 놓을 수 없어서, 놓지 않기 위해 시간을 돌리고, 되돌리고, 다시 돌아가고

근데 아무리 되돌려봐도, 원하는 시점부터 인생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운명을 바꿀 수 없는 설정에 마음이 먹먹하더라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녀를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과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은

그러기엔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고 마음의 깊이는 너무 깊어져 버렸다는 것



好きだよって君の言葉

ウソみたいに嬉しくて


아무리 시간을 되돌려봐도 정해진 시간에 약속한 듯이 찾아오는 이별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앞에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まるで違って見える

いつも見上げる空も


자신이 가진 능력을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해서 사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 사람을 지켜낼 수 없어 오는 괴로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ギターを教えてくれる指先

伝わるぬくもり, その横顔も

特別に変わる


결국 모든 사실을 알고는 그가 더 이상 시간에 갇혀 살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

레코드를 부셔버리는 아오이를 보고

처음엔 리쿠처럼 마음대로 혼자 포기해버리는 게 야속했거든

설령 그 시간 속에 쫓기며 영원히 갇혀 살아도

그럼에도 함께하고 싶지 않을까. 그럼에도 함께하고 싶지 않았을까, 리쿠는


君がいるだけでありふれた日々も

1分1秒 すべて愛しくなる


근데 며칠 동안 머릿속에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다시 돌려보며

어쩌면 아오이의 선택이 옳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쩌면 아오이가 현명했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어쩌면 끊임없이 돌리고 또 돌리고 다시 돌렸을 그 레코드를

어떻게든 이어 붙이고 연결해보고 이렇게든 저렇게든 다시 살아내고 살려내기 위해 썼던 시간을

어쩌면 붙잡고 있는 게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今この瞬間 時間が止まるなら

抱きしめてぎゅっと離さないで


어쩌면

그 시간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그 세상 속에 갇혀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보다

네가 더 현명했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2人自転車漕いで

並んで競った帰り道


놓아줄 줄 아는 것

그건 참, 어려운 거니까



次は負けないからね

また一緒に帰ろう


보내줄 줄 아는 것

이 밤이 지나고 내일의 아침이 와도

여전히 같은 시간 속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私の言葉に君のせるメロディー

今しか出せない音だから

君と奏でたい


그래도 놓아주는 것

너를 보내주는 것


 

神様ががくれたかけがえのない時

たとえすべて失ってとしても


우리의 생각보다 관계는 현실적이지만

우리의 관계보다 생각은 이상적이기에


めぐりくる季節 青い海のそばで

君と過ごした日々を忘れないよ


그 생각을 놓아주고

그 시간을 놓아주고

너를 놓아주는 것



何度もたどった時間

2人で巻き戻したレコード

君を守りたいんだ 


남자 주인공이 너무 멋지다며,

아마 이제껏 본 모든 영화, 드라마와 책을 통틀어

가장 멋진 남자 주인공이 아닐까 웃었는데


もしも願いか叶うのなら

ひとりになんてしないから


보면 볼수록 마음이 무거웠던 건

내가 어렴풋이 이상형이라며 생각했던 모습이

그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너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거 같아서



ずっとその手つないでいて


그저 스쳐 간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진하게 물감이 번져버려서


君と出会うため

生まれてきたんだ


네가 만나는 그 사람은

나와 참 다른 사람인데

나는 자꾸

너와 비슷한 사람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世界で一番 私幸せだよ


놓아줄 줄 아는 것

너도, 그 시간도


明日太陽が昇らないとしても


놓치지 않는 것

지금 이 시간도,


あふれる愛に包まれていたから


너와 참 많이 다른

이 사람도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Reference. The stroboscorp, “アイオクリ”

너와의 백 번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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