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10월 29일
요즘 챌린지 덕분에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매일이 마감이다 보니, 퀄리티가 아쉬운 날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SNS에 업로드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바뀐 SNS의 생태계 탓인지, 크게 반응이 오지는 않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이미지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에게 크게 관심을 받기는 힘들게 된 것을 체감한다. AI의 발전으로 더욱더 그렇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예전보다 의욕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블로그글의 좋아요 수와 읽은 사람의 수를 체크하게 되고, 현저히 적은 읽은 사람의 수를 보며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더 이상 늘지 않는 팔로워를 보면서 좌절하기도 한다. 왜? 갑자기 이런 집착이 생기면서 의욕이 떨어진 걸까 곰곰 생각해 봤다.
최근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대한택견회 주최 "명예 택견단 수여식"에 내가 그린 캐릭터가 함께 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얼마 전에 출판사에서 내 그림을 써도 되냐는 문의가 왔었고 그러라고 했다. 그때 말했던 행사가 사진 몇 장과 함께 결과로 나타나 메일로 받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메일을 읽고 나니, 나는 내 그림이 아무리 별로여도 무언가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구나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사실 캐릭터를 쓴다고 나한테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무 의미 없던 내 그림에 쓸모가 생긴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내 그림과 콘텐츠를 좀 더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내 그림의 쓸모를 찾아봐 주기로 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그림이어도, 아무도 관심이 없는 콘텐츠여도, 내가 쓸모를 만들어봐 주고 싶었다.
그렇게 테스트용 11월 달력을 만들었다.
지금 다니는 서점 겸 작업실에 가져가서, 손님으로 오시는 분들께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테스트용으로 반응과 피드백을 받아보고, 조금 더 확장해서 엽서와 키링 스티커등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서, 우리나라에 여행온 외국인 분들께 선물로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과 나 모두에게 의미가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