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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Aug 09. 2023

동화 나라의 진실

‘덴마크’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사진은 바로 뉘하운(Nyhavn)이다. ‘새로운 항구’라는 뜻인 뉘하운은 덴마크 여행지 0순위에 꼽히며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다. 나도 덴마크에 도착하자마자 뉘하운을 찾았다. 물길을 따라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었다. 건물에서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장난칠 것만 같은 곳이었다.


"이런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동화적 감성은 혹시 덴마크 동화작가인 안데르센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근거 없지만 이런 추측을 해본다. 안데르센의 대표작품은 <인어공주>이다. 작품을 기념하기 위해 인어공주 동상이 코펜하겐에 있다. 덴마크 여행 전에 인어공주 동상이 엄청 작다고 들었다. 작은 인어공주 동상을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여행코스에서 완벽히 삭제했다.


마지막 에어비앤비 숙박 장소에서 주인이 수상버스를 타보라고 강력히 추천했다. 관광객을 위한 페리보다 좋다고 추천했다. 그런 그의 의견에 따라 코펜하겐 여행의 마지막 날 뉘하운에서 수상버스를 탔다. 첫 번째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길래 따라 내렸다. 해안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궁금해서 "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지?"하면서 다가갔다. 거기엔 인어공주 동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인어공주 동상은 생각만큼 작지 않았다. 가냘픈 여성의 형상 정도였다. 우연히 찾게 된 인어공주 동상,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다.

  

"또 하나의 동화적 감성은 레고가 아닐까?"

덴마크에서 탄생한 레고는 대부분 사람에게 익숙한 장난감이다. 작은 조각들을 조립하여 다양한 모형을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이 사랑하는 재미있는 놀이다. 레고는 우리의 동화적 감성을 자극하는 장난감 중의 하나다. 우리에게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환상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레고 블록 하나하나가 마치 마법의 열쇠와도 같다. 이 작은 조각들을 조립함으로써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이러한 레고의 동화적 매력은 우리 모두에게 빛나는 이름다운 추억을 선사해준다. 그리고 영원히 기억될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동화적 감성은 덴마크 사람들의 실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덴마크 사람들의 에어비앤비 숙소에 들어설 때마다 실내조명이 눈에 들어왔다. 덴마크의 실내조명은 공간을 마치 동화 속 나라의 풍경처럼 연출하는 마법사 같았다. 이러한 조명은 공간에 독특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어 내가 동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만들어준다.


이처럼 실내조명은 실내를 밝게 하는 기능에 주안점을 둔 게 아니었다.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한 듯 보였다. 실내조명은 공간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실내등은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이런 실내조명 아래 좀 더 편안히 휴식할 수 있었다.


북유럽인 덴마크는 겨울이 길다. 겨울에는 낮은 짧고 밤이 상당히 길어진다. 그만큼 자연조명인 햇빛이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에 실내 생활이 늘어나며 실내조명의 중요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생각한다. 실내공간의 분위기를 따뜻한 느낌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만큼 덴마크인들은 실내조명에 관심을 가지고 집안 분위기를 따뜻하게 꾸미고자 다양한 실내조명 디자인을 창안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실내조명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핵심 요소가 된 것이 아닐까?“


에어비앤비에서 만났던 덴마크 남자는 밤이 길어서 겨울이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12월에는 오후 3시 30분이면 어둠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아늑한 실내조명으로 덴마크의 기나긴 겨울을 따뜻한 동화 나라로 꾸미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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