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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Aug 17. 2023

상식을 깨는 사회

대한민국은 지금 거의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올랐고 또한 오르고 있다. 전기요금부터 밥상 물가의 대표적인 상품인 삼겹살, 채소류, 우유, 라면을 망라한다. 공공요금인 대중교통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의 버스요금과 지하철 요금도 인상됐거나 인상 예정이다. 서울의 지하철 요금은 2023년에 인상되면 1,400원이 된다고 한다.


덴마크 물가는 어떨까?

1인당 GDP가 거의 두 배가 되는 덴마크의 물가는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외식 물가에서 체감했다. 다행히 마트의 장바구니 물가는 외식 물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편이었다.

    

대중교통 요금인 지하철 요금도 장난 아니었다. 지하철 요금이 코펜하겐 공항에서 코펜하겐 시내는 30크로네, 원화로 약 6천 원이었다. 코펜하겐 시내에서 탈 때는 24크로네로 원화는 약 5천 원이었다. 코펜하겐 인근 지역까지 Zone(지역)으로 구별하여 요금 체계를 달리하였다. 코펜하겐 시내에서 먼 지역으로 이동하면 요금이 비싸지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대략 덴마크 지하철 요금이 한국보다 3배 이상으로 비교 불가다.

 

한국 대도시의 지하철 교통공사는 대부분 적자에 시달린다고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 대한민국의 지하철 교통공사는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이 많기에 적자가 나도 운영은 된다. 하지만 적자가 나면 힘들다. 덴마크의 운영 상황은 어떤지 잘 모른다.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승객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건 당연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지하철에서는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서 개찰구에 카드를 터치하여 통과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개찰구를 어떻게든 통과하면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직원들이 개찰구에서 무임승차 승객들이 없는지 지켜보는 경우도 간혹 목격했다.


덴마크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덴마크 지하철 회사는 무임승차 승객을 단속할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가장 기본적인 지하철 입구에 개찰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입구는 휑하니 가로막는 것이 없었다. 단지 있다면 상단에 파란색 불빛이 있는 스탠드만 달랑 놓여 있었다. 스탠드에 카드나 티켓을 터치하면 ‘띵’소리가 났다.


스탠드는 한국 버스의 카드 단말기처럼 카드 또는 티켓을 터치하면 요금을 징수하는 역할이었다. 승객이 터치하지 않았다고 못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쉽게 얘기하면 스탠드에 카드를 안 찍고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혹시 스탠드에 카드나 티켓을 안 찍고 지하철을 타도 될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한 바로는 덴마크를 여행하는 동안 덴마크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찍고 타는 것이었다.


덴마크 지하철 시스템은 ‘믿습니다’ 시스템이었다. 덴마크 사람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시스템이었다. 

”예이, 그러면 감시를 철저히 하겠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감시의 그림자는 어디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10일 동안 덴마크 여행하면서 지하철을 많이 탔는데 딱 한 번 지하철 안에서 직원을 보았다. 그 직원이 탑승 승객의 티켓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나는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이자 단점은 승객을 ‘믿는’ 것이었다. 지켜보는 직원도 없고, 티켓 확인도 느슨하였다.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까지 믿을 수 있지?“

”대단하다.“

이렇게 자문자답하며 대단하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었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안 됩니다.“

제일 먼저 지하철 관계자들은 두손 두발 들고 반대할 것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은 우리의 상식을 깨는 덴마크 사회의 모습이지 않을까? 

서로를 이렇게까지 믿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믿음을 보여준 덴마크의 모습이었다. 비록 지하철 요금은 비쌌지만, ‘서로를 믿는 사회에서의 여행이란’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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