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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Sep 23. 2023

마음 놓고 마시는 즐거움

덴마크로 여행 가기 전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박을 했다. 비엔나에서도 좋은 여행이었지만 좋지 않은 기억도 있었다. 바로 생수의 맛이었다. 마트에서 생수를 샀는데 스파클링 생수였다. 콜라처럼 톡 쏘는 맛이 약간 느껴지며 생수 맛도 느끼했다. 이번에는 스파클링 생수를 피해서 골라 생수를 구매했는데도 스파클링 생수였다. 오스트리아에는 왜 스파클링 생수가 많은지 모르겠다. 한국의 생수가 그리웠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코펜하겐에 도착하여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서 들은 첫 번째 말은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됩니다”였다. “다만 뜨거운 물이 아닌 찬물로 마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수돗물을 마신다고?”

“비엔나에서도 수돗물 대신 생수를 마셨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덴마크 도착한 첫날부터 덴마크 수돗물을 마셨다. 수돗물의 맛도 괜찮았다.


덴마크 사회에 믿음이 있었기에 덴마크 수돗물을 마실 수 있었다. 덴마크를 여행하기 전부터 덴마크는 청렴한 국가 1위 국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덴마크를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었다. 청렴한 국가이기에 수돗물도 그만큼 깨끗하고 관리를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무엇보다 덴마크 코펜하겐 도착한 첫날의 풍경이었다. 개찰구 없는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스탠드에 카드를 찍는 모습에서 덴마크를 더욱 신뢰하였다. 또한 깨끗한 자연환경과 친환경을 중요시하는 모습도 수돗물을 편안하게 마실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반면 한국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가정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가정은 아마 생수나 정수기를 이용해 물을 마실 것이다. 서울을 포함해 각 지자체가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을 잘 믿지 않는다. 지자체에서는 수돗물을 일반적인 생수통에 넣어 공급하기도 한다.


이런 지자체의 생수는 공공기관에 공급되거나 지역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공급되기도 한다. 이전에 어떤 공공기관에 방문했을 때 제공된 생수가 그 지방의 수돗물을 담은 생수와 일반 생수 각 1병이었다. 나는 일반 생수만 마시고 지자체 수돗물 생수는 마시지 않았다. 이런 행동은 대한민국에서 살아오면서 겪은 데이터가 입력되어 출력된 것이었다.


아마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나라에서 덴마크처럼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나라는 드물 것이다. 오스트리아를 포함해 몇몇 나라를 여행했지만 수돗물을 마신 나라는 덴마크 이외에는 없었다. 싱크대에서 수돗물을 편안하게 마시는 것은 또 다른 묘한 즐거움이었다. 물가가 대단히 비싼 덴마크에서 생수를 사는 비용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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