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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Sep 28. 2023

배우 마동석을 만나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DSB 기차를 타고 3시간 정도 이동하여 도착한 오르후스에서 2박 3일을 보냈다. 오르후스라는 도시를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덴마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니깐? 왠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오르후스에 도착한 날 에어비앤비 집주인과 저녁에 대화했다.


“넷플릭스에서 바이킹스를 봤어요. 왜 바이킹은 잔인했는데 지금 덴마크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요?”

“넷플릭스 Borgen을 봤어요. 덴마크 여자 총리가 출퇴근하는데, 총리의 집은 사치스럽지 않고 아주 서민적이던데요?”

“맞아요. 실제 총리의 집도 검소해요.”

이런 대화를 한 자리에 서서 무려 50여 분 이어갔다. 덴마크에 대해 현지인과 얘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당신은 덴마크 역사에도 관심이 많으니 ‘모에스고르 박물관(Moesgaard Museum)’을 가보세요.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시간은 꽤 걸리지만요.”

“알았어요. 고려해볼게요.”

여행 장소까지 추천까지 해주며 많은 얘기를 하다 보니 집주인의 직업까지 알게 되었다. 그녀는 출판사에서 일하는데 해외 출판물을 덴마크어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일을 했다. 집주인과 대화를 끝내고 오르후스에서 첫째 날을 마무리하였다. 다음 날이 밝자 어디로 여행할지 정해야 했다. 

“여행객이 많이 가는 인근의 Aros 미술관을 갈까?”

“집주인이 추천한 박물관으로 갈까?”

이렇게 생각을 잠시 한 후 집주인이 추천한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점심쯤 모에스고르 박물관에 도착해 덴마크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의 유물과 자료를 둘러볼 수 있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오후에 다시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구글맵을 검색하다가 사슴 공원을 알아냈다. 사슴 공원에 도착하니 입구에는 여기가 사슴 공원인지 알 수 있는 어떤 안내문도 없었다. 철문을 2개 통과하니 수십 마리의 사슴들이 노닐고 있었다. 관리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고 사슴들끼리 자율적으로 생활하는 곳이었다.


앞서 들어간 덴마크 사람들에게 사슴들이 달려들었다. 나에게는 전혀 관심 없었다. 상황을 파악하니 사슴들은 먹을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무작정 달려들었다. 사슴들은 음식물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사슴 살린다 생각하고 먹을 것 좀 주세요!”

사슴 공원을 구경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후 나는 벤치에 앉으며 백팩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사슴 한 마리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사슴은 마치 혼잣말하는 듯했다. 

“가방 안에 뭔가 들어있겠지?”

하면서 코로 킁킁 냄새를 맡았다. 이내 음식 냄새가 나지 않자 ‘흥칫뿡’하면서 냉정하게 획 돌며 가버렸다.

 

사슴 공원에서 사슴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오르후스 중심가인 중앙역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20여 분을 걸었다. 어느 순간 왁자지껄한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쳐다보니 스트릿 푸드(Street Food)라는 커다란 간판을 보았다. 야외에서 사람들이 흥겹게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출출한 저녁 시간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군침 도는 세계 각지의 음식과 맥주가 있었다. 나는 그리스 돼지고기 그릴과 칼스버그 맥주를 사서 야외에서 즐겼다. 흥겨운 분위기에 딱 맞는 꿀 조합 메뉴였다.

      

다음 날 다시 코펜하겐으로 가기 위해 오르후스 중앙역에서 기차를 탔다. 기차는 2명씩 양옆으로 앉아 마주 보는 방식이었다. 나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흡사 배우 마동석과 같은 큰 덩치의 남자였다. 근육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많이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나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 앉아있었다. 

“한 대 맞으면 가겠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왠지 그의 눈을 쳐다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덴마크 남자는 나에게 어떤 위협적인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평화롭게 앉아서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들었다. 덴마크 여행하는 동안 보았던 덴마크 사람들은 몸집은 크지만 대부분 차분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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