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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Aug 13. 2023

정적을 가르는 코펜하겐 새소리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지금의 대중적인 스마트폰에서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앞선 인류가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문명의 쾌거이다. 기술 발전의 핵심은 소비자의 편리한 삶에 목표를 맞춰서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사람 대다수가 서두르는 경향이 많은 편이다. 그에 맞춰서 소비자를 상대하는 일 처리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일사천리다. 이런 성향에 맞춰 향상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배달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 마트에서 시행하는 배송서비스, 익일배송, 새벽 배송이 대표적이다. 또한 동네 맛집의 음식까지 배달앱을 통해 바로바로 즐길 수 있다. 배달 서비스 속도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라고 말해본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폐해도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꼽자면 소음과 밤이 너무 밝은 것이다. 내가 이런 부분에 조금 민감할 수도 있다. 배달앱을 통한 빠른 배송은 편리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빠른 배송을 위해 오토바이로 배달이 이뤄진다. 이런 오토바이를 보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오토바이 소리가 너무 크고 시끄럽다. 전기 오토바이가 빨리 보급되어 주변이 조금 조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에 LED 보급과 더불어 밤이 더욱 밝아졌다. 아파트, 가게와 자동차 불빛에 이르기까지 밤이 너무 휘황찬란해졌다. 밤거리가 계속 밝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기술이 발전하면 고품질의 LED 등, 네온사인, 차량 LED 전조등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가끔은 그리 밝지 않은 밤거리가 그립기도 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향했다. 첫 번째 숙박 장소인 아파트는 코펜하겐 중심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아주 고요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가끔 들려오는 정적을 가르고 새소리만 있을 뿐이었다.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듣던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마음이 편안했다. 지내는 동안 소음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런 고요하고 평화로운 코펜하겐의 느낌은 코펜하겐 어느 지역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뉘하운처럼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히 사람들로 활기찼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각국의 사람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즐거운 웃음소리처럼 들렸다.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제2의 도시인 오르후스는 더욱 평화로웠다. 저녁에 숙박 장소 근처에서 산책하면서 드문드문 사람을 만나는 한가로운 곳이었다. 잘 정돈된 단독주택가에서 느끼는 달콤한 고요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코펜하겐 길거리를 걷다가 낯선 장면을 목격했다. 배달 자전거였다. 한국의 배달 오토바이인 셈이었다. 코펜하겐에서 여러 차례 봤었다. 딱 한 번은 배달 오토바이를 봤었지만, 그 이외엔 모두 배달 자전거였다. 신기하게도 배달하는 사람이 등에 배달 박스를 메고 다녔다. 자전거 강국답게 배달도 자전거로 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 “자전거로 배달하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가 없는 길거리가 좋았다.


덴마크는 밤이 되면 불빛도 한국만큼 밝지 않았다. 그들의 집안 불빛은 은은했다. 한국처럼 밝은 LED는 아닌 듯했다. 네 번의 에어비앤비에 머물렀는데 한결같이 집안의 불빛이 너무 어두워서 당황스러웠다. 밤이 되면 길거리는 어둡게 변했다. 한국처럼 휘황찬란한 불빛은 없었다. 물론 고층 아파트도 없고 가게도 한국보다 일찍 문을 닫고 인구도 적으니 그럴 수 있다. 내가 찾은 6월의 덴마크는 밤 10시 20분 정도에 어두워진다. 하지만 확실히 그런 사항을 고려하더라도 한국보다는 은은한 밤의 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코펜하겐을 포함한 덴마크는 전체적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코펜하겐은 마음에 쏙 들었다. 누군가 한국 이외에 어느 나라에서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덴마크’라고 말할 것이다. 너무 평화롭고 고요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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