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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Oct 15. 2023

새옹지마처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저녁으로 마트 Meny에서 피자와 여러 식품을 골랐다. 마트에서 계산한 제품을 에어비앤비 숙소에 가져왔다. 하지만 실수로 피자를 계산만 하고 놓고 왔다. 마트 영업시간이 끝났기에 당일은 피자를 찾으러 마트에 못 갔다. “피자를 안 주겠지?”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마트를 찾아갔다. 생각과 달리 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해줬고 피자를 즉시 가져올 수 있었다.


저녁에 숙소에서 피자를 먹으려고 피자를 데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숙소의 부엌에는 오븐, 전자레인지, 인덕션이 있었다. 간편하게 전자레인지에 피자를 데워먹을 수 있었다. 오븐에 데워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았다. 오븐을 한 번도 사용 안 해봤기에 사용법을 몰랐다. 헤매고 있는데 부엌에 여자 한 명이 나타났다. 그 여자도 에어비앤비에 묵고 있는 손님이었는데 저녁을 먹으러 부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독일 사람이었고 노르웨이에서 한 달 여행 후 덴마크 여행을 왔다고 했다.


그녀는 아마 오븐을 사용해봤을 거로 생각하여 그녀에게 오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녀가 오븐의 다이얼을 만져보고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피자를 오븐에 넣고 상단의 다이얼을 돌렸다. 오븐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작동 후 피자를 꺼내 확인해봤는데 피자가 잘 데워지지 않았다. 두어 번 더 작동 후 피자를 꺼냈다.


우리는 탁자에 같이 앉아 저녁을 먹었다. 그녀는 저녁으로 노르웨이에서 가져온 음식을 가져왔다. 나는 데운 피자를 먹었는데 피자 상단에는 돼지고기가 있었다. 여행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식사했다. 그런데 피자를 두 조각 정도 먹은 후 다른 조각을 베어 물었는데 피자가 차가웠다. 다시 데우려니 귀찮아서 “괜찮을 거야”하며 그냥 먹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끝내고 각자 방으로 갔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아 침대에서 눈을 떴다.

“배가 살 아프네!”

배가 이상하게 아팠다. 목 상태도 좋지 않아 기침해보니 목감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머리도 약간 미열이 있는 게 몸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혹시 이거 코로나19 걸린 거 아니야?”

살짝 불안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덴마크 여행을 시작했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로스킬레의 바이킹 선박 박물관으로 이동하였다. 바이킹 선박 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건물 내에서 무료 가이드 투어에 참여했다. 가이드 투어 도중 배가 아파 건물 밖으로 바람을 쐬러 나왔다. 바닷가라서 바람이 많이 불었다. 추워서 바람막이 외투를 입었다. 주위의 덴마크 사람들은 반소매 차림이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추위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와 안내센터의 의자에 앉아 쉬었다.


한 시간 정도 휴식 후 배가 아파서 그길로 다시 코펜하겐으로 돌아왔다. 배가 아파 저녁에는 콩나물해장국을 먹으면 속이 좀 편할 것 같았다. 구글맵에서 한식을 검색하니 가격도 비싸고 거리도 멀었다. 한식 먹는 것을 포기하고 대체할 무언가를 찾았다. 

“뜨끈한 국물이 있는 그런 게 없을까?”

“아, 라면!”

라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하고 주변 마트인 Netto에 가보았다. 

“심봤다.”

삼양 불닭볶음면을 발견했다. 마트에서 유일한 한국 라면이었다. 라면 한 개와 숙주나물 비슷한 제품을 사서 숙소로 왔다. 


숙소에서 불닭볶음면과 스프는 매울 것 같아 가져온 신라면 스프를 넣고 끓였다. 순식간에 라면의 국물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먹었다. 라면을 먹으니 땀이 쫙 나면서 놀랍게도 더부룩한 속이 진정되었고 배의 진통이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19가 아니고 피자를 덜 익혀 먹어서 배탈이 난 거야.”

이렇게 나의 증상은 잠정 식중독으로 결론지었다. 그다음 날도 다시 한번 더 불닭볶음면을 끓여 먹었다. 연이틀 라면을 먹으니 배가 거의 나았다. 배 아플 때 처음 써본 방법이었는데 라면이 특효약이었다.

   

정리하자면 덴마크에서 피자를 깜박하고 마트에서 가져오지 않아 당황했다. 그다음 날 피자를 다시 가져올 수 있어서 기뻤다. 하지만 피자를 덜 익혀 먹어서 배탈이 났다. 며칠 배가 아파 힘들었지만 라면을 먹고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짧은 덴마크 여행에서 겪었던 일련의 일들이 고사성어인 ‘새옹지마’와 약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새옹지마’를 가슴에 새기며 하루하루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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