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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덴 블루 Oct 21. 2023

휴식 같은 하루

오랜만에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여행을 준비하는 게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챙길 게 많아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여행 떠나기 전에 대략적인 여행 장소와 동선을 생각했으나 시간이 없어 그러지 못했다. 덴마크 현지에 도착하여 매일 여행 장소를 당일 정했다. 당일 여행 장소 정하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나름대로 묘미가 있었다.


여행 장소를 즉흥적으로 알아보고 방문하니 에피소드가 될만한 일을 겪어야 했다. 여행지를 찾아가던 도중에 방문했던 덴마크 왕립 도서관과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등의 장소를 여러 번 방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행지를 사전에 제대로 파악했다면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갈걸”하는 여행 장소도 있었다. 그곳은 로스킬레의 Ragnarock라는 곳으로 록 음악과 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 하여 방문했다. 그런데 도착하니 예상과 달리 건물에는 온통 생소한 덴마크의 시끄러운 음악만 나오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주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왔고 심지어 너무 느리게 움직여 깜짝 놀랐던 적도 있다.

 

덴마크 여행 도중 코펜하겐 카드를 구매했다. 비싼 카드였지만 중요한 여행지 중심으로 여행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였다. 어떻게든 구매한 금액이 아깝지 않게 되도록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코펜하겐 인근을 구글맵을 보며 지하철, 버스와 기차를 무료로 타고 여행지를 찾아다녔다. 이동하며 빠르게 걸을 때는 목적지 찾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지하철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탔을 때도 빨리 걸어서 올라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었다. 빠르게 움직여야 많은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코펜하겐 카드를 구매한 후 덴마크 여행은 약간 쫓기듯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서둘렀던 여행이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여행지를 돌아다녔기 때문이었다. 오후 늦게 숙소에 도착하면 그제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즐겁고 흥미로운 덴마크 여행이었지만 아쉬운 점이 남는다. “최소 하루 이틀이라도 여유로운 여행을 할걸”이라고 생각해본다.


여행하며 바라본 덴마크 사람들은 여유롭게 휘게를 즐기는 것 같았다. 바닷가에서 아빠와 아들이 요트를 타며 즐기기도 하고 친구들 또는 연인들이 요트에서 즐기는 모습도 보았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삼삼오오 수영복만 입고 일광욕하거나 맥주와 와인을 마시는 모습은 여유로워 보였다. 나도 그들처럼 잠시 낮에 맥주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볼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덴마크가 아닌 한국에서 그리고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도 가끔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번잡한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의 안정을 취해보려 한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연습도 해보려 한다. 깊은 심호흡을 하며 휴식 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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