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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ott Choi Apr 01. 2024

매홍손 루프 도전기 5

기다려 주면 돼 ~

숙소에서 출발 후 끊임없이 오르막 커브길이 계속됐다.

그리고 내리막길을 지나니 군인들이 지키는 검문소가 나왔다.

이곳은 매홍손 루프의 중간에 있는 검문소인데 도이인타논을 지나가는 모든 차량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받는 곳이다.

그냥 통행세하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인당 300밧, 오토바이는 주차료 20 밧을 내야 한다.

현지 주민은 그냥 통과, 관광객은 귀신같이 알아보고 잡아 세운다.


우리는 이곳에서 유명한  뷰포인트 지점으로 트래킹을 할 계획이었다.

오토바이 주차는 이곳에

클릭▶ 주차장소

트레일 코스 시작 입구에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트레일 코스 가이드가 있다.

한 그룹당 200 밧을 받고 트레일 코스를 안내하는데 가능한 동반하는 게 좋다.

이곳에 조그마한 사무실이 있는데  무거운 짐(배낭)은 맡겨두고 등반하면 된다.


코스는 순환 기준 2.7km이고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뷰포인트에 도착한 다음, 가이드가 같은 길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하라고 한다.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 했다.

다른 길은 주로 산 옆구리 능선을 타고 돌아가는 길인데  트레일 코스 옆으로 보이는 경치가 너무 좋습니다.


비록 하늘은 화전으로 인해 부옇게 먼 곳이 잘 안 보였지만  그래도 탁 트인 전망과 함께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이 보기 좋았다.

아래 클릭: ▼▼▼▼

뷰포인트 구글맵


순환코스는 4개 정도의  계곡을 타고 넘었던 것 같다.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지쳐갈 즈음에 올라갔던 길과 다시 만나면서 종점으로 돌아왔다

만약 무릎이 안 좋다면 무리하지 말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무릎 건강에  좋다.


매홍손 루프를 조사하면서 호주 TV 사가 매홍손 루프를 집중적으로 다룬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때 인상적인 장면이 선플라워 뷰포인트였다.

비록 지금은 해바라기가 만개한 시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드넓은 지역을 보고 싶어서 선플라워 쪽을 목표로 잡았다.


사실 이 길은 매홍손 주도로에서 벗어나는 코스로 훨씬  많은 고갯길과 커브길이 있는 코스이다.


비록 해바라기 꽃은 없을지라도,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산 정상 홈스테이에서 1박을 하면서 환상적인 일출과 일몰을 보려는 기대로 열심히 바이크를  타고 드디어 썬플라워 뷰 포인트에 도착했다.


온 천지가 화려한 일생을 끝내고 동면에 들어간 황금빛 드라이 플라워로 가득했다.

그런데 우리가 올 줄 알았다는 듯이 딱 두 송이가 우리를 맞이했다.


마치 다정한 연인이 두 손을 마주 잡고 있는 것처럼 꽃잎을 서로 마주하면서 활짝 웃고 있었다.

괜히 마음 한쪽이 시렸다.

따뜻한 남쪽으로 떠날 시기를 놓쳐버린 철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진 어려움을 이겨내고 예쁜 꽃망울을 터트린 한 쌍의 꽃은,  "참고 기다려 주면 누구든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트린다 "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마음으로 노란색 해바라기 꽃으로 가득 찬 들판을 그려보고 산 정상에 있는 홈스테이 집으로 향했다.

★ 마음의 눈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서 찍은 사진 ^^


한참을 달려 홈스테이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충격에 빠졌다.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한참 지나서, 젊은 청년이 오토바이 소리를 듣고 언덕 아래에서  올라왔다

머리카락은 서로 엉켜 붙어 까치집이 되어있고 공교롭게 나뭇잎 하나가 그 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괘념치않고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왜 이곳에 왔는지 물어보고 있었다.

다행히 청년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었다.

자신은 이 숙소의 주인이며, 현재는 비수기로 운영을 안 하고 있단다.

그래도 한번 숙소를 보여 달라고 했더니 열쇠를 열어 보여주었는데 오랫동안 운영을 안 해서 도저히 숙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난감했다.


혹 근처에 다른 숙소가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하니 2km 뒤쪽에 숙소가 있단다.

미안하지만 그곳까지 안내를 부탁하니 흔쾌히 오토바이로 앞장선다.

앞장서는 내내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잘 따라오고 있는지 바라본다.

참 고맙고 친절한 사람들이다.


2Km를 달려 도착한 숙소 역시 비수기로 운영을 중단한 지 오랜 상태라 숙박이 불가능했다.

우리들의 요청에 열쇠를 가져와서 숙소를 보여 주었지만, 눈으로는 숙박하기가 힘들 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난감했다.


여기서 118km 달려 다음 숙소로 이동하든지 아니면 35km를 다시 되돌아가 매홍손 주 도시로 되돌아가야 했다.

혹시 산속 숙소가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서 알아 놓은 플랜 B,  매홍손의 호텔로 구글맵을 설정했다.

50분 거리다.  해를 보니 딱 1시간 반 정도 남아 있었다.

시계는 오후 4시 반, 서두르면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힘들게 올라왔던 고갯길과 커브길을 돌아 다시 내려갔다.

액셀과 브레이크를  쉼 없이 사용하면서 다행히 해지기 전에 도착했다.

매홍손에서 유일하게 딱 하나 있는 콘크리트로 지은 현대식 호텔에 짐을 풀었다.

아래 클릭: ▼▼▼▼

Yoont Hotel



1박에 700밧(25,000원 정도) 현지 물가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주인이 영어를 구사하며 이곳에서 유일한 콘크리트 최신식 건물로 이 정도면 적당한 가격이다.


오늘 하루를 통해 깨달은 사실은, 건기는 비수기이며 매홍손 루프 중간에 있는 산 위 숙소나 커피숍은 모두 동면에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반자보 지역의 숙소와 유명한 산 위 국숫집도 모두 중단 상태로 여행 루트를 다시 조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구글맵을 열어 국숫집을 찾아보니 역시나 영업종료로 표시되어 있다. ㅠㅠ


결론은, 이제 내일 이곳 매홍손 숙소에서 중간에 있는 중국인 마을(반락타이) 경유해서 빠이까지 장장 240km를 달려야 한다는 소리다.   헐 ~~~


힘든 하루가 다가오고 있다.


다음 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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