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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ott Choi Apr 02. 2024

매홍손 루프 도전기 7

빠이에서의 일상~

빠이에서 하루는 리조트 마스코트이자 터줏대감인 파푸를 산책시키면서 시작했다. 

산책하면서 리조트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아마도 개장 초기부터 꽤 공을 들여 시설을 꾸민 것  같았다.

이후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영업을 중단, 현재 몇몇 건물은 긴급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고,  최근에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영업을 시작한 것 같았다.



리셉션 센터의 친절한 여직원과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서 그녀의 삶을 잠시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녀의 전공은 미술이고 이곳에서 일을 한 지 5년째이며 코로나로 인해 이것 리조트는 거의 3년 동안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 리조트 벽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리조트 주변의 개와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벽화에 그림으로  남기고 있었다.

리조트사장 입장에서 볼때 유능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직원이다 



나 역시 중학교 때  미술부로 활동했던 촉으로 호기 있게 붓을 달라고 해서 꽃잎에 도전해 보았다

첫 터치에 그만 물감이 흘러내렸고 흘러내리는 물감을 잡아 다시 덧칠을 하니 덧칠이 더해질수록  노란 꽃잎이 점점 커져가고  시들어 갔다. 

할 수 없이 옆에서 구경하던 다른 미술 전공자한테 붓을 넘겼다.

긴급 소생술로 다시 꽃잎이 살아났다.  휴 ~~

아마도 몇 년 뒤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노란 꽃 벽화 앞에서 오늘을  떠올리며 즐거운 회상을 할 것 같다.

여행은 이처럼 스쳐간 곳에 나의 흔적을 하나씩 남기면서 나만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 듯싶다.


빠이에 3일 동안 있으면서 오전과 오후에는 주로 외곽지역으로 바이크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저녁이면 여행자 거리를 찾았다.

빠이의 여행자 거리는 낮보다 밤에 방문해야 그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은 가게도 많아 낮에 가면 여기가 그 여행자 거리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한산하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어디에서 그 많은 푸드 트럭이 오는지, 도로를 가득 채운다.

빠이여행자 거리(낮)

빠이 여행자거리 밤


태국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맛집 투어이다.

여기 와서 맛집 투어를 하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 맛집들이 오후 6시면  영업을 종료한다. 

그 대신 그때부터는 푸드 트럭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빠이건 치앙마이건 상황은 비슷했다.

물론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여는 식당도 있지만 대부분 소위 맛집으로  알려진 가계들은 오후 6시 영업종료로 표시된다. 

몇 번 맛집투어에 헛발질을 하고 나서야 이들 사이에 합의된 사회적 룰임을 알았다. 

매홍손에서 젊은 청년이 자신의 숙소보다 다른 집 숙소를 소개해 주고 도와주었던 것처럼, 

이들은 파이 전체를 혼자 독차지하기보다,  파이를 서로  나누는 삶을 택한 것 같았다.

알면 알수록 이들의 삶의 방식이 부러워졌다.



9년 전 카오산 로드에서 배낭을 할 때, 처음 팟타이를 맛보았다. 

땅콩 가루와 생 숙주나물을 볶음면과 함께 먹는데 , 생 숙주나물이 비릿할 거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렸다.

오히려 생 숙주나물이 기름기의 느끼함을 딱 잡아주어 정말 맛이 있었다.

그때의 기억으로 한국에 돌아와 태국 식당을 찾아가 먹어 보았지만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곳 빠이의 푸드트럭에 판매하는 팟타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기억했던 그 맛을 거기서  다시 찾았다.

단연코, 빠이와 치앙마이 통틀어 가장 맛있는 팟타이 가게를  꼽으라면 이곳이다.

너무나 인기가 많아 몰려든 인파로 인해  여행자 거리에서  한가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빠이에 있는 동안, 너무 맛있어서 두 번(토, 일요일)을 찾아가 먹었다.

이미 현지인에게도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끊임없이 사람들이 와서 음식을 포장해 간다.

맛도 최고, 가격도 너무 착하다. 40 ~ 60 밧으로 한국 돈 2,000원이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빠이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 8시 30분쯤 다시 방문해서 팟타이를 시켜  먹었다.

저녁 9시쯤 가져온  재료가 다 떨어지자 그제야 푸드트럭에서 내려와 곧은 허리를 편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맛있는 팟타이를 먹을 수 있어서 기분 좋았지만,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거의 연중무휴로 일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문득 저 사람의 어깨 위해 어떤 삶의 무게가 올려져 있을까 상상해 봤다.

어떤 삶의 무게가 저 사람으로 하여금 쉼 없이 두 손을 불 앞에서 휘저으며 묵묵히 하루하루 살아가게 만들었을까? 

얼굴에는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엷은 미소를 머금으며 주문을 받고 요리를 하는 모습이

마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의 눈물이라는 명화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해졌다.


부디 건강 잃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팟타이를  맛보게 해 주기를 기원해 본다.

아래 클릭: ▼▼▼▼

위치정보:   푸드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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