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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ott Choi Apr 20. 2024

매홍손 루프 도전기 10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빠이에서 아침 식사 후 치앙마이로 출발했다.

총 120km로 중간 휴식 포인트를 마녀의 집으로 잡았다.

바이크를  달리면서 느낀 점은 매홍손 루프에서 빠이와 치앙마이 구간의  도로 상태가 가장 좋았다.

차선 폭도 비교적 넓고 노면도  포트홀이 거의 없어 양호한 상태다

아마도 이런 연유로  많은 관광객이 바이크를 렌트해서 치앙마이와 빠이를  오가는 듯했다



마녀의 집은 빠이에서 치앙마이의 중간지점에 있는데  대부분의 바이커들이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이다.

이곳의 컨셉은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마녀들을 마네킹으로 만들어 놓은 카페이다

간단한 식사와 음료가 제공되어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다.

빠이에서 약 한 시간쯤 바이크를 타고난 후,  쉼이 필요한 시점에 딱 있는 곳이다.



우리가 도착 후 한 무리의 바이커들이 왔다.

말을 걸어보니 인도에서 왔단다.

바이커 재킷에 바이크도 전문가용이어서 인도에서 이곳까지 바이크를 몰고 온 줄 알았는데 치앙마이에서 랜트 후 매홍손 루프를 타는 중이란다.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그중 한 명이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친다.

겉보기에는 쌘 터프 가이인데 함께 온 동료들과 개구쟁이 소년들처럼 장난을 치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곳은 누구든지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의 주인공으로 한순간에 빠지게 만드는 곳인듯싶다.

우리도 이곳에서 커피 한 잔으로 잠시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 클릭: ▼▼▼▼                  

               마녀의 집


오후 3시 30분경 드디어 치앙마이에 숙소에 도착했다

빠이에서 치앙마이까지 바이크로 이동시간만 5시간 걸렸다.

거리상으로는 130km 정도인데 다른 구간에 비해 차량 통행량도 많고 치앙마이로 시내로 들어오면서 신호등도 많아 예상시간보다 두 시간 정도 더 걸렸다.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지만 워낙 교통량이 많아 다른 구간에 비해 운전에 주의가 요구되는 구간이다.



치앙마이 시내에 가까워지자 차량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정체가 심해졌다

그중 차량 한 대가 1차선이 비어 있는데 2차선으로 넘어와  오토바이 차선을 달리고 있는 나한테  바짝 밀어붙이면서 위협적으로 운전한다.

참 매너 꽝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뒤따라오는 일행도 똑같은 상황을 마주했단다

관광객만 골라 일부러 위협적으로 들이대면서 운전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매홍손 루프를 타면서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한순간  태국에 대해 좋았던 이미지가 변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드디어 출발했던 치앙마이로 무사히 귀환했다.

아무 사고 없이 거의 초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출발했다가, 이제는 커브길이 재미있고 바이크 실력이 수직 상승해서 돌아왔으니 정말 운이  좋았다.

이제 치앙마이에서 3일 동안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왜 사람들이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시도하는지 알아볼 시간이다.

 


치앙마이는 크게 네모난 해자로 둘러싸인 안과 밖으로 구분이 된다.

한 변의 해자 길이는 1.6km로 해자 양옆으로 도로가 나 있는데 두 길 모두 일방통행으로 중간중간에 두 길이 연결되는 통로가 나 있어서 행여 지나치더라도 조금 더 가서 돌아오면 된다.


해자 안은 관광지역으로 맛집과 사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올드타운이라고 부른다.

 

치앙마이에서 관광은 크게 올드타운 탐방, 사원 탐방, 그리고 외곽지역 탐방으로 나뉜다.


첫 번째 소개할 부분은 치앙마이 관광객 대부분이 찾는 로열파크 라차프록이다

태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존경을 받아 온 푸미폰 왕을 기리기 위해 만든 24만 평 규모의 공원으로 내부에는 여러 형태의 정원과 국왕을 기리는 건물이 있다.

입장료는 200밧인데 15분마다 순환하는 전기차 트랩 이용요금이 포함되어 있다.

곳곳에 주제별로 만들어진 정원에 정류장이 있어 하차 후  둘러본 후 다시 트랩을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서 구경하면 된다.


우연히 중간쯤에서 한국패키지 단체 관광객을 태운 트랩을 탔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옆에 있는 분께 트랩 내려서 구경하고 다시 타면 된다고 설명해 줬는데, 가이드는 자기들은 다음번에 내리고  더 이상 트랩은 타지 않는다며 까칠한 말투로 잘라 버린다.

아마도 입구에서부터  모든 정차 지역을 무정차로 통과하면서 설명으로 퉁친 듯했다.

그리고 우리가 갈려고 하는 푸미온왕을 기리는 건물 앞에서 멈추고  모두 내리게 했다.

모두를 건물 앞으로  모이게 한 후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가장 예쁘게 나온다며  줄을 세워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그런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가 설명을 하고 10여 분 정도 지나자 곧바로  모두를 데리고 출구로 내려갔다.

비싼 입장료 내고 와서 24만 평에서 딱 한 군데 보고 나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쇼핑센터 방문에 선택관광으로 오늘 하루 해가 짧은 듯싶었다.

오래전 첫 패키지여행에서 가이드에 끌려다니면서 관광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씁쓸했다.

패키지여행 상품 중에는 왕복항공비 보다 적은 금액으로 판매되는 상품이 있다.

이런 경우 현지 여행사는 적자 된 금액을  선택관광과 쇼핑으로  상쇄해야만 한다.

그래서 관광이라기보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보여주고, 적자 된 금액이 상쇄될 때까지 쇼핑센터와 선택관광으로 끌고 다닌다.



우연히 동행하게 된 패키지 그룹을 관찰해 보았다

패키지여행객을 보고 있자니 딱 두 부류로 구분이 되었다.



A 그룹,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처럼 맨 앞에서 가이드 설명을 들으면서 가이드가 이끄는 데로  따라다니는 그룹이다.

이런 그룹은 가이드 쫓아다니면서 설명을 듣느라 제대로 보지도 못해서 나중에 대체 뭘 봤는지도 모르는 그룹이다



B 그룹, 이 그룹은 가이드가 설명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가이드 설명 시간이 유일하게 자유 시간이기에 이 시간을 이용해서 이곳저곳을 돌아 보고 인증샷도 찍고 자기만의 여행을 즐긴다.

어쩌면 B 그룹이 싼 패키지여행을 이용해서 나름 실속 있게 여행을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B 그룹은 쇼핑센터에서 절대 지갑을 열지 않을 것 같다.



현재 내 여행 스타일은 내 발로 걸어 다닐  있을 때까지는 자유배낭여행,

나이 먹어서 모든 것이 귀찮아지면 그때는 패키지를 고려해 볼 것 같다.



아래 클릭: ▼▼▼▼

로열 파크 라차 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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