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다.
8월 20일부터 8월 27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 족자카르타를 6박 8일 동안 바이크를 렌트해서 6명이 여행을 했다.
2014년 미얀마에서 첫 배낭여행을 시작했었다.
여행 인프라가 취약한 미얀마에서 배낭여행을 하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껌"이었다.
그리고 2023년 2월 베트남 북부 닌빈에서 스쿠터를 렌트해 처음으로 바이크 여행을 했다.
그동안 다녔던 배낭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여행으로 내 여행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었다.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에 속하는 것 자체가 무모하고 위험해 보였지만 그동안 다녔던 배낭여행과는 차원이 달랐다.
360도 뷰를 보면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바이크 여행의 매력은 안티에이징의 묘약이었다.
바이크 여행 매력에 빠져 돌아온 후 곧바로 소형 2종 면허를 취득했다.
그리고 그해 8월에 본격적으로 발리의 구석구석을 바이크를 렌트해서 여행했다.
발리여행기는 아래를 클릭하면 됩니다.
발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아쉬움으로 남은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동남아 바이크 여행의 성지를 검색했다.
태국 북부 매홍손 루프와 베트남 북부 하장 루프가 나왔다.
먼저 매홍손 루프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바이크 베테랑들은 이 코스를 4일 정도로 끝내는데, 우리는 주변 관광을 포함시켜 10박 12일로 일정을 잡았다.
매홍손 루프 여행기는 아래를 클릭하면 됩니다.
매홍손 루프를 떠나기 전 난생처음 집사람에게 거짓말을 했다.
치앙마이 여행을 가는데 절대 오토바이는 안 타고 그랩을 이용해서 여행한다고 ^^
대신 막둥이 아들한테는 이실직고했고, 아들 녀석은 매일 저녁 전화해서 내 안부를 물었다.
걱정 반 기대반으로 시작한 매홍손 루프 도전은 내 바이크 실력을 높이는데 디딤돌이 되었다.
출발 전에 동행여행 밴드에서 매홍손 루프를 함께할 동행인을 모집했다.
다행히 세 명이 모였다.
완전 초보 한 명, 베테랑 경력자 한 명(20년 할리 바이크 운전) 그리고 어중간한 나 ^^
내가 언어 통역(관광지라 영어가 통함)과 전체 여행 일정을 주관하고, 바이크 경력자(할리 바이크 20년 경력)가 뒤에서 받쳐 주었다.
맨 앞에서 구글맵으로 길을 잡고 가면, 뒤에 완전 초보자 그리고 맨 뒤 베테랑 경력자자 받쳐 주었다.
안전을 위해 바이크 헤드램프 상향빔을 켜고 달렸는데, 맨 뒤 경력자가 앞의 초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로 중앙선 가까이에 붙어 뒤에서 오는 차량을 커버를 해 주었다. 20년 경력자만이 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나는 앞에서 달리면서 백미러로 두 개의 불빛을 보면서 달렸는데 이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심장이 팔딱팔딱 뛰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2024년 3월에 태국 북부 매홍손 루프(1,864개 커브길, 총 1,197km)를 마치고, 9월에 베트남 북부 하장 루프(하장 동반 메오박 카오방 하장, 총 900km)를 완주했다.
동남아 바이크 여행은 기존의 여행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신세계로 가는 길이었다.
자동차로는 접근이 어려운 숨겨진 명소를 방문하고 언제든 쉬고 싶을 때 쉬면서 진정한 자유를 즐기는 한차원 높은 여행이었다.
패키지여행을 하다가 자유배낭여행을 한 뒤로는 그 맛에 패키지여행은 더 이상 가지 않는 것처럼, 기존의 자유여행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여행이었다.
동남아를 바이크로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동남아에서 바이크 여행은 한국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오토바이 운전은 누군가 말하기를 "이혼 도장 찍고 하라"라고 할 정도로 위험하다고 인식이 되어있다.
이유는 자동차보다 바이크 수가 많아 도로의 주인은 자동차이고 오토바이는 이방인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남아에서 반대로 도로의 주인은 바이크이고 자동차는 이방인으로 바이크에서 자리를 양보하고 먼저 가도록 배려한다.
동남아 도로 사정상 평균 시속이 50Km/h 전후로 40Km 거리를 가는데 보통 1시간이 넘는다.
즉 자전거 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행여 넘어지더라도 안전장비(헬멧, 무릎 팔꿈치 보호대, 장갑)만 착용하면 내 몸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로 바이크 슬립은 천천히 서행할 때 일어난다. 어느 정도 속도가 있으면 관성에 의해 넘어지지 않는다.
동남아를 바이크로 2,000km를 해본 후, 새로운 신세계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는 강한 동기가 나로 하여금 이번 바이크 여행(아내의 지인과 함께하는 여행)을 추진하게 만들었다.
출발 3개월 전,
한 달 가까이 고민하면서 만든 전체 일정표를 가지고 모였다.
두 부부 모두 패키지 투어만 다니다 난생처음 자유 여행을 하는데, 그것도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한다고 하니, 다들 헐 ~ 하는 분위기이었다.
여행지는 인도네시아 발리와 족자카르타이며, 여행 필수조건으로 소형 2종 면허(오토바이 면허) 취득을 요구했다.
일주일 이내로 면허 취득이 가능하다며 운전면허 시험장을 소개해 주었다.
두 분 모두 단번에 합격했다.
면허는 취득했지만, 바이크 여행이 걱정이 되었는지 한 분은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 후 주행 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여행이 끝난 시점에서 생각해 보니 아마도 황당한 요구에, 걱정 반 기대반으로 여행을 준비했을 것 같다.
그동안 터득한 배낭여행의 노하우를 전수할 겸, 방법을 알려주면서 항공권 구매, E- visa 신청 입국 신고서를 본인들 스스로 하도록 했다.
인도네시아는 관광 목적으로 입국 시, 전자 도착비자 e -VOA( Visa on Arrival:30일간 체류 가능)와 전자세관 신고서를 인터넷으로 작성 후 발급받아야 한다.
(참조: 위 파란색 글자 e-VOA와 전자세관신고 클릭하면 사이트로 이동됩니다)
만약 사정상 발급을 받지 못했다면 도착 후 신청해서 받으면 되지만,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전자 도착 비자는 개인별로 발급받아야 하고, 입국 신고서는 셀프 세관신고로 출발 이틀 전에 가족 중 한 명만 작성하면 된다.
위 두 가지 서류는 별도로 프린트해서 가져갈 필요는 없다. e-mail 받은 것을 폰에 저장해 놓으면 된다.
발리 immigration 센터에는 입국 도장 찍어주는 곳이 없다. 한국에서 출국 시 자동 출국 신고처럼 여권을 스캔하면 자동으로 E-visa(EVOA)와 연동되어 자동 유리문이 열리면서 immigration 절차가 끝난다.
이곳을 지나 앞으로 가다 보면 많은 사람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고 앞에는 공항 직원이 바코드를 찍어서 확인하는 절차가 기다린다.
이곳은 전자세관신고를 확인하는 곳으로 출발 이틀 전에 인터넷으로 하고 메일로 받은 신고서를 폰에 저장한 후 바코드를 보여주면 직원이 스캐너로 확인 후 최종 입국 승인이 된다.
주의할 점은 노트북이나 태블릿(폰은 제외)을 가지고 입국할 경우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밀수품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한 폰을 제외한 전자기기는 가져가지 않기를 권한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공통분모가 참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장남이라는 것, 막내딸과 결혼했다는 것, 대학 동문(이과 계열)이라는 것, 여자들은 모두 다 나이가 같고 발령도 함께 받고 퇴직도 같은 해에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공통분모가 많은 탓에 서로 말이 잘 통하고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동안 동행 여행을 많이 하면서 좋은 점도 있었고 불편한 기억도 있었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특별했다.
유머 감각이 남다른 한 부부의 캐미가 여행 내내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었다.
이 두 분의 유머 코드가 모두의 개그 코드에 맞아 팡팡 웃음이 터졌고 여행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두 분의 남다른 유머 감각 뒤에는 가슴 찡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두 분에게 이번 여행은 회갑 축하 겸 어둡고 암담했던 시기를 잘 견디어낸 자축 기념 여행이었다.
그동안은 내 여행 스타일은 목적지를 정해 놓고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때로는 여행 밴드를 통해 동행인을 찾아 떠났었는데 서로 인간관계로 엮이지 않아 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서로 눈치를 보느라 조금은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에 반해 이번 여행은 세 분의 마님 여행에 돌쇠들이 따라가는 여행이다 보니 출발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랑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만족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전하게 무사히 바이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바라며 게이트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