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집에 왔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예방접종을 해서 그런지 아이는 2시간을 내리 잤다. 코로나로 아내가 병원에 있는 2박 3일 간만 아이를 봤던 나는 새근새근 자는 아이가 신기했다. 아이가 오기 전 청소해서 깔끔해진 집에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자 뭔가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세 명이 가족이 되다니 신기한 기분이다.
얼마 뒤 장모님이 오셔서 밑반찬과 미역국 등 여러 가지를 챙겨주셨다. 잠깐 칭얼대긴 했지만 아이는 계속 잤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2주간 와이프가 보내준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아이를 봤는데. 눈을 감은 모습이 아니라 말똥말똥 뜬 모습이 보고 싶은데 말이다. 이때는 아이가 잠들길 간절히 원할 줄 꿈에도 몰랐다.
장모님이 집으로 돌아가시자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불편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내도 당황하긴 마찬가지다. 모유수유를 하는 아내가 젖을 물리자 조금 먹더니 다시 잠든다. 그리고 다시 운다. 아내가 짐을 정리하는 사이 내가 아이를 달래 본다. 목과 엉덩이를 받쳐서 끌어안는데 어색하고 불안하다. 유튜브로 아이를 안는 법을 미리 봤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초보아빠가 안아서 그런지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짐이 정리되자 아내는 다시 젖을 물렸다. 배가 고팠던 건지 잘 먹는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물론 만만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단순한 힘듦과는 결이 달랐다. 뭔가 진이 빠지고 일이 마무리되는 게 없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맞게 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아이가 소변을 봐서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벗겼는데 기겁을 하고 울기 시작했다. 당연히 찝찝할 거라 생각해서 갈아주려고 한 건데 아이가 막 잠들 찰나였던 것 같다. 달래주려고 안았는데 불편했는지 더 크게 운다. 아내가 아이를 데려가서 달래주자 신기하게도 울음을 멈춘다.
집이 더워 잠깐 에어컨을 틀었는데 아내가 열이 났다. 산모는 차가운 것을 피해야 한다고 했지만 둘 다 잊어버렸다. 모유수유에 영향이 없다고 해서 타이레놀을 사다 주었다. 약을 먹는 아내의 눈 주위가 까맣다. 산후조리원이 그나마 편하다지만 3시간마다 해야 하는 모유수유와 유축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그렇다고 한다. 아내가 안쓰럽다.
아이가 또 운다. 한번 수유하면 세 시간은 괜찮다던데 이상하게 한 시간도 채 가지 못한다. 왜 그런 걸까. 첫날이니까 그렇겠지 하며 애써 생각해 본다. 다행인 건 내일 국가보조 산후도우미 분이 오신다는 거다. 아내는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배우면 될 테니 그나마 의지가 된다고 한다. 출근해야 하니 어서 자라고 하는 아내의 말에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몇 번 망설이다 침대로 갔다. 우는 아이보단 피곤해하는 아내가 마음이 쓰였다. 아이를 달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