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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런 Nov 09. 2015

헬로우 맥모닝

아침 8시, 자전거를 타고 맥도날드로 달려갔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첫 번째 '굶는 날'이 끝났다. 그토록 기다리던 '먹는 날'의 아침. 어릴적 친구들이 참가했던 기아체험도 24시간이었는데. 36시간동안 여러가지 메뉴를 떠올렸지만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즈음 나는 생각했다. 맥모닝. 맥모닝을 먹어야지.


걸어가도 10분이면 갈 곳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맥도날드로 달려갔다. 아침 공기를 가르며 총알같이. 베이컨 에그 맥머핀 세트. 음료는 커피. 아니, 오렌지쥬스였던가. 음식을 받아들고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인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오늘 '먹는 날'인가.


포장을 벗기고 베이컨 에그 맥머핀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온몸의 세포들이 베이컨과 에그 그리고 머핀을 신나게 흡수하는 느낌. 그런데 맛이 없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맥모닝인데 '불량한 맛'이 났다. 몸을 불량하게 만드는 맛. 결국 다 먹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런 걸' 먹자고 36시간 열심히 굶고 아침부터 자전거를 탔구나. 걷는 것보다 못한 속도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지.


평생의 식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도 없을테고, 회사를 다니면서 음식을 가리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지만 건강을 위해 단식까지 시작했으니까. 36시간 '굶는 날'이 아깝지 않도록 '먹는 날'에는 건강한 선택을 해야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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