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무언가 색다르다.
그 이유는 얼마 전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이 취임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까닭도 있지만,
신임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항상 부르짖던
여러 가지 개혁을 담은 공약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만드는 것 같다.
‘엄청나게 변할 것 같다.’
‘진짜 살 만한 세상이 될 것 같다.’
‘대한민국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 같다.’
이번에 당선된 대통령과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거한 기대감과 희망이
가득 들어차 있다.
하지만 대중의 이와 같은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눈에는
어쩐지 긍정보다 걱정이 앞선다.
단지 투표 한 번으로
대통령 한 사람을 뽑아 놓고
그가 세상을 전부 변화시켜 주리라는
막연하면서도 의존적인 생각은
참 어리석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변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새로운 움직임이다.
작은 돌멩이 하나를
옆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단 한 명의 힘만 있으면
충분하다.
한 사람의 실행력과 근력으로도
돌멩이는 쉽게 위치를 옮길 수 있다.
반면에 산처럼 거대한 바위는
어떠할까.
아마 이것을 움직이는 데에는
수천수만 명의 능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 말은 곧 작은 변화란
개인이나 소수의 힘으로도
가능한 것이지만,
커다란 변화의 물결은
다수 혹은 모두의 힘이 합해졌을 때에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 한 사람을 바꾸었다고
정말 국가가 크게 요동칠 정도로
변화할 수 있을까.
아니, 조금 더 극적인 예를 들자면
역대 최고라 일컫는 지도자인
세종 대왕, 링컨, 간디, 처칠 등
이런 위인들을 대통령으로 추대한다고
국가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끝내 국가를 변화시키는 역할은
지도자 한 명의 몫이 아니다.
이는 국민 전체의 몫인 셈이다.
국민 하나하나가 의식을 바로 갖고,
그 의식이 행동으로 전환되어서
모두가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 대로
스스로 실천하게 될 때
비로소 국가는 변화라는 것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변화란 우리 모두가 만드는 것이지,
어느 우월한 계층이 일으키는
특별한 기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변화를 갈망하며
국회 의원이나 대통령을 선출하는 등
자신을 이끌어 줄 지도자를 내세운다.
과연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행위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변화에 실패했을 때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하는 것에는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도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 변화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정체되어 있는 상태로
세상의 변화를 관망하는
피동적인 구경꾼.
커다란 변화의 중심에서
누구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능동적인 주체.
자신이 무엇이 될는지는
바로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결국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는
나 스스로일 뿐,
우리는 이 점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