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소비자 구매행동을 이해하는 새로운 프레임
"제가 담당하는 브랜드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아 정말요? 어떤 부분이요?"
"이 프레임에 전혀 들어가지 않아요."
21세기를 살아가지만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속도를 인간의 생각이 따라가지 못해 마찰하는 일상의 순간들 - 그 순간들은 마케팅 안에서도 존재한다. 소비자는 변했지만 마케팅은 여전히 구시대적 프레임 속에 갇혀있다. 서로 맞지 않아 삐걱거리는 불편한 모먼트가, 지난주 어느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통해 문득 찾아온다.
마케팅 컨설턴트는 수많은 마케팅 케이스를 접할 수 있는 직업이다. 다양한 산업(Industry)과 제품(Product)을 만날 수 있고, 수많은 시장환경(Market Environment)과 마케팅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어느 케이스 하나 유사한 경우가 없는 것이 바로 마케팅의 세계. 만약 하나의 브랜드만 담당하는 마케터였다면 이 정도까지 넓고 다양하게 볼 수 있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만큼 업무강도가 높은 에이전시 생활이긴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고 고객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좋다. 같은 경우의 수가 없기에 정답이 없고, 그래서 경력이 쌓일수록 더욱더 겸손하게 공부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만나는 것도 좋다. 마케팅도, 커리어도, 내 성품도 함께 성숙되어가는 것 같다.
클라이언트들은 [정답]을 원한다. 모범답안을 원한다. 왜?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생각하며 자기 브랜드의 답을 찾아내는 시간과 노력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컨설팅을 의뢰하는 고객 대부분의 경우가 내부역량의 부족도 있지만, 누군가 자신의 브랜드에 가장 좋은 답을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자신의 브랜드를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브랜드가 외부업체에게 그 정답을 맡기는 컨설팅이 위험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답은 의외로 찾기 쉬운 곳에 존재한다. 바로 고객에게 있다.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우리는 답을 찾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마케터가 제일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위 구조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에서 자주 사용하는 퍼널로써, 소비자의 행동을 단계별로 구조화시킨 프레임이다. 자사 소비자는 깔때기와 같이 각 단계별로 조금씩 줄어들고 각 단계별로 전환되어 [구매]까지 이르게 된다는 이론이다. 현업에서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고 여러 사례들을 분석해보면서 해당 다이어그램이 21세기 마케팅 환경과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 프레임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마케팅 툴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나에게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를 들어, 어느 유투버가 쇼핑몰을 오픈했다. 팔로어들은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쇼핑몰 채널로 진입하게 된다. 해당 케이스에서 소비자의 구매 채널로의 유입, 구매행위는 과연 역삼각형 모양을 따른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두 번째 [고려] 단계에서 [구매전환] 단계라고 어떻게든 프레임 안에 넣어볼 수 있다. 다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나의 마케팅 사례를 기존 마케팅 틀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으로 마케팅을 해석해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변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는 행위, 그 속에 답이 있다.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구글의 마케팅 분석방식, '어트리뷰션 모델(Attribution Model)'을 살펴보자. 이는 [속성 분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크게 설명한다면 소비자의 행동을 구체적인 속성들로 쪼개어 분류, 각 속성들을 분석하거나 속성 간의 연결성(전환)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영상광고 조회수가 1,000회 발생하였을 때, 웹사이트로 20번의 클릭이 발생하고 구매까지 1회가 발생하였다고 가정해보자. 이는 구글 방식으로 분석해보면 1회 구매를 얻기 위해 광고를 통해 1,000회 조회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분석은 마케팅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고민이나, 궁극적인 목표 - 더 많은 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필자는 네이버나 구글과 같은 광고매체에서 제공하는 성과분석 시스템이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생각보다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광고 성과 분석에 갇히다 보면 결국 광고 외에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 마케팅을 고민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해당 분석 툴들은 광고비를 더 많이 쓰게 만드는 프레임으로 작용한다. 마케터로서 동영상 광고를 1,000회 보는 것이 과연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광고를 통해 웹 사이트를 10번 클릭한 결과가 얼마나 중요한가 말이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바로 소비자에게로.
혹시 기존 프레임에 갇혀, 새로운 소비자 움직임을 보지 못하고 있진 않는가?
과연 2020년 대한민국 소비자는 새로운 구매행동을 보이고 있을까? 특히 차세대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Z세대들의 소비문화는? 기존 마케터가 생각하는 구조와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달라졌다면 어떻게 다른가?
치열한 내적 호기심 끝에 새로운 특징들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엮어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대학논문처럼 검증되지 않았고, 보편적 양상으로부터 나온 결론이기에 모든 케이스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1) 소비자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2) 그에 따라 마케팅 생태계 또한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며, 3) 마케터로서 이러한 변화를 탄력적으로 바라보며 이해할 수 있는 호기심 어린 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21세기 소비자는 크게 두 가지 큰 갈래로 구매행동이 나뉘는다는 접근이며, 두 가지 축은 [가격]과 [가치]라는 사실이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 크게 두 가지 경로를 떠올리고 그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첫 번째 축은, 소비자에게 [가격] 요소가 민감하게 작동하는 브랜드·제품 카테고리가 있고, 또 다른 축은 [가치] 요소가 상대적으로 더 강력하게 연결되어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가격]과 [가치]는 물과 기름처럼 양분화되는 개념이 아니다. 하나의 상품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는 가격대가 높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치가 높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나의 브랜드·제품에 두 가지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소비자가 구매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연상이 되는 요소가 있다는 관점이다. 마치 [가격]과 [가치가] 시소를 타는 것처럼 한쪽이 더 무거워 그쪽으로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흘러가는 것과 같다.
사례를 통해 개념을 해석해보자. 가격대가 낮은 화장품 브랜드를 우리는 [저렴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저렴이]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제품은 가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가 더 강력하게 작용된 제품들을 일컫는다. 이와 반대로, [백화점 브랜드] 화장품은 가격대가 높다. 같은 [가격]이라는 축 안에서 하나는 최저가를, 최고자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작용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같은 화장품 카테고리라 할지라도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는 [백화점 브랜드]에서, 나머지는 [저렴이] 카테고리 제품을 선택하는 '극단적' 소비패턴을 보인다.
[가치]가 더 가깝게 연상되는 사례로 '굿즈(Goods)'가 이에 해당한다. 내가 좋아하는 인플로언서나 브랜드와 관련된 제품을 모으는 행위(Collection) 속에 가격은 거의 고려되지 않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미 수집을 목적으로 하기에 구매라는 개념조차 희미해지는 신기한 현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이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가격]이라는 요소와 더 가까운지, 혹은 [가치]인지를 시소를 태워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두 가지 길은 처음에는 작은 차이로 느껴지지만 소비자의 구매과정 속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마케터라면 한 번쯤 명품 피라미드 구조도를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명품 브랜드 가격대에 따라 계급(Hierchy)을 형성하고 있다. 이 프레임은 소비자 소득 수준에 따라 명품 브랜드를 정말 계층적으로 구매할까라는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밀레니얼 세대 특히 Z세대에겐 이러한 명품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명품이란 어떤 의미인가? 내가 좋아한다면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수직구조가 아닌 수평구조인 것이다. 물론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야만 명품 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소비자의 생각 - 소득 수준이 해당 브랜드를 소비할 수 있는 위치가 되어야 접근 가능하다는 생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밀레니얼 세대가 특정 브랜드를 구매하지 않는 것은 단지 해당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한 깨달음을 마케팅으로 실천해오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구찌]와 [샤넬]이다. 그들은 몇 년 전부터 그러한 소비 피라미드에서 빠져나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명품이 가져야 하는 레거시를 파격적으로 변형시켜, 1020대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여 차세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명품 브랜드로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기타 명품 브랜드는 기성세대 소비자층에게만 소구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소비자는 계속해서 노후화되고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첫 번째 축 [가격]요소가 먼저 연상되는 제품들 안에서 나타나는 소비 양상을 자세하게 살펴보자.
우리는 더 이상 저렴한 가격(Price) 이 제품을 구매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라는 재원은 인간에게 희소성을 갖는 자원이다. 그러므로 소비행위는 언제나 [선택]의 과정을 거치며,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한정된 자원을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자신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행위는 곧, 유한한 자원(돈) 속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과정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그 선택은 최저가 제품이라는 극단적인 소비패턴으로 일어난다.
가희 양(24)은 주말마다 친구들과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는 [먹방투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주중에는 저렴한 학식(학교식당)을 이용하면서 주말 취미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모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때 가희의 소비는 제한된 용돈 속에서 먹방 투어라는 우선순위 높은 소비를 위해 평일 식사비용을 대폭 절약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우선순위에 따른 분배가 극단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행동들로 먹방 투어라는 소비의 부가가치가 더 높아진다.
이는 10-20대의 명품 소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특정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나머지 소비는 최대한 줄이는 소비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명품에 대한 계급의식 없이 풍요롭게 자란 시대적 배경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위해 다른 소비를 과감하게 줄일 수 있는 합리성이 결합된 소비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소득 수준과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보이는 현상인데 부를 과시하는 '허세'보다는 '실용성'과 '실리성'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소비자가 자신의 경제력에 따라 소비가 계층을 이루는 구조가 아닌, 극단적인 - 초고가와 최저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 패턴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의 선호도와 합리성이 결합한 소비문화이자, 동시에 한정된 자원을 우선순위에 의해 선택하는 자원의 분배 원리이기도 하다.
두 번째 축 [가치]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첫 번째 축은 가치요소가 어느 정도 고려되어 가격을 형성하는 것과 달리, [가격]이라는 요소가 상대적으로 고려되지 않거나 약하게 작용하는 브랜드 혹은 소비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김희철이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자신의 소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되겠다. 명품이나 고급차, 시계와 같은 제품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그는 온라인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다. 지금까지 게임으로 쓴 돈만 4,000만 원이라고 고백한 그가 전혀 사치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진솔한 면모가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돈을 투자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절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에 돈을 효욜적으로 분배하는 그의 모습이 21세기 소비자의 [가치] 기반 소비문화를 잘 대변한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업에서 이러한 개념들을 이해해볼 수 있을까? 내가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와 제품에 적용해볼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자신의 브랜드가 [가격]로 유입되는가 혹은 [가치]로 연결되는가 구매루트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물론 소비자를 '관찰'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만히 책상에서 탁상공론하듯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을 해서는 안 된다. '나의 소비자는 [가격]일 것이다'하며 어렴풋이 가정해서는 안된다. 마케터는 시장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사람이다. 행동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브랜드가 어떤 결로 유입되는지 - 가격인지 혹은 가치인지 - 확인했다면 그에 따른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다만 두 요소는 앞서 말한 듯이 극단적으로 나눠지는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하자.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구매가 두 가지 경로, 세 가지 카테고리(최저가/최고가/가치)로 나뉜다.
두 번째, [가격] 요소가 좀 더 강하게 작용되는 제품이라면 그 안에서 최저가와 최고가로 구분시켜보자. [가격:최저가] 카테고리라면 소비자는 '합리성'을 기반으로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저렴한 가격대이면서도 기능적인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 '가성비'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해당 영역 안에서는 또다시 가치로 소비자에게 어필된다. 가격대가 낮기 때문에 두 번째 축의 [가치]보다는 규모나 파워가 작다.
두 번째, [가격: 최고가] 요소는 소비자의 머리 속에서 높은 가격대를 연상시키는 제품 카테고리를 의미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명품이나 자동차, 가전제품 등 '고관여제품군'이 이에 속한다. 브랜드 레거시(Legacy)*가 얼마나 강력하냐에 따라 높은 가격대를 기꺼이 지불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진다. 뛰어난 제품력을 기본으로 한다. 브랜드 레거시란 그들이 가진 뛰어난 제품력과 브랜드 스토리가 오랜 시간 결합되어 융합된 힘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높은 가격대 상품군에 진입한 후 또다시 각각의 상품이 가진 제품력과 심미적 가치를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쌓아둔 브랜드 레거시는 타브랜드를 고려하지 않고 직접구매까지 연결시키는데 중요한 거름이 된다. 지속적으로 브랜딩을 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가치]로 소구되는 상품은 가격이나 제품력과 같은 기타 속성들을 상대적으로 크게 고려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선호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마케터가 고려하는 코어 소비자들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떤 구매 정체성을 자신의 상품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이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행보를 통해 가치를 자신의 상품, 브랜드에 입히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가치 중심으로 소비되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형편없는 제품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가치기반 마케팅 관련해서는 이전 글을 참고해보자.
프레임(Frame)의 뜻은 '창'이다.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이해하는 도구이자 관점을 의미한다. 특정 상황을 구조화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도구가 적절하지 않거나 잘못 사용된다면 사건을 왜곡된 시각으로 보게 만든다. 보는 시선이 잘못되면 생각과 행동이 잘못된다.
마케터는 사회를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사회문화를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것에 대처하며 적용하는 마케팅 방안이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유동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사회를 해석해나가며 자신의 생각을 튜닝(Tuning)시키며 나가야 한다. 한 가지 틀에 갇혀서는 안 된다. 오래된 마케팅 도구를 고수해서는 안된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수고를 덜기 위해서 틀에 자신이 담당하는 브랜드를 끼워 맞추는 일상의 게으름을 경계하자. 답은 항상 소비자에게 있다. 소비자의 행동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관찰(Observation)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때 우리는 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브랜드가 가지는 소비자의 개성과 특성들, 그 속에서 의미를 얻으려는 열정 - 광활한 마케팅의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가' 정신이 21세기 마케터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 현재 <일상에서 발견하는 마케팅 이야기> 브런치 매거진은 디아이매거진 과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페이스북 채널에 월간 칼럼으로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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