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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Dec 16. 2022

시가있는 겨울(20)

저수지 둘레길(2)

           재환

삶에대한 큰기대가 없을 무렵

저수지 둘레길에 접어들었다

미련을 떨치려  둘레길에 올랐으나

빛바랜  미련이, 추억이

고양이 털처럼 딱달라붙어 떨어지려하질 않는다

멀리서 들리는 목탁소리

더 멀리서 들리는 경적소리

모두 내게 번뇌와 긴장감을

떨쳐내길 소망하는데

난 저수지 물위에 떠도는  구름을 타고

무아지경이 된다

숨어있어야 편안한 병

인공호흡에도 살아나지 않는  병

생식능력도 없어 아무짜게도 쓸모 없는 병

그 미련의 병이

십리길 저수지를 한바퀴 다 돌아

제자리에 팽겨치듯 나를 가져다 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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