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 겨울(20)

by 연오랑

저수지 둘레길(2)

재환

삶에대한 큰기대가 없을 무렵

저수지 둘레길에 접어들었다

미련을 떨치려 둘레길에 올랐으나

빛바랜 미련이, 추억이

고양이 털처럼 딱달라붙어 떨어지려하질 않는다

멀리서 들리는 목탁소리

더 멀리서 들리는 경적소리

모두 내게 번뇌와 긴장감을

떨쳐내길 소망하는데

난 저수지 물위에 떠도는 구름을 타고

무아지경이 된다

숨어있어야 편안한 병

인공호흡에도 살아나지 않는 병

생식능력도 없어 아무짜게도 쓸모 없는 병

그 미련의 병이

십리길 저수지를 한바퀴 다 돌아

제자리에 팽겨치듯 나를 가져다 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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