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직업과 사이가 좋은 가?
일과 나의 관계는 자존감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자신의 일을 통해 인정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존감의 크기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 말하는 일은 직업을 말한다. 명함을 말한다. 낚시, 글쓰기 등 같은 취미로서 하는 일을 말하지 않는다.
'내 직업과 나의 관계'를 진단해 볼 수 있는 표를 만들어 보았다.
A. 천국 (일이 즐겁고, 수익도 만족하는 경우)
나는 첫 직장의 연봉이 불만이었다. 이로 인해 사수한테 찍혀서, 사이가 내내 안 좋았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철강기업으로 이직해서14년을 다녔다. 해외사업 관련 업무를 주로 했는데, 여러 나라를 다녀 볼 수 있어서 만족하는 편이었다. 또 제품기획부터 고객사 인도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할만했다.
연봉은 다른 좋은 곳에 취업한 대학 동기들과 비슷했다. 회사의 업무 만족도는 100%가 없다. 왜냐하면 시키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만하다"라고 생각된다면 업무에 만족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B. 낙원 (일은 재밌지만, 수입이 불만족스러운 경우)
이런 경우에는 점차 잘 풀릴 확률이 높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작은 중소기업에서 패션 MD로 일했는데, 회사가 작아서 연봉은 적었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었다. 그는 인정을 받아 유명 외국계회사를 걸쳐, 업계 1위 하는 대기업에 이직해서 지금도 잘 다니고 있다.
C. 우울 (수익은 만족하지만 일이 싫은 경우)
나의 아내는 우울 단계였다. 은행원이어서 연봉은 만족했지만, 민원을 많이 받아야 해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시달려야 하는 업무가 내성적인 아내에게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퇴근 후 표정이 어두운 날이 많았었다. 나 역시 회사 업무가 안 풀려 우울한 날도 있었지만, 아내는 우울의 강도가 급이 달랐다. 수년을 지속적으로 우울함을 유지했었다.
D. 지옥(일도 싫고 수익도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런 경우에 스스로 감사하기 힘들다. 이런데 다니는 내가 한심하고 짜증 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불친절하다. 희망이 없으니, 더 게을러진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천국'으로 직행하거나, '낙원'으로 갔다가 '천국'으로 간다.
->자존감이 낮으면 '우울'로 갔다가 '지옥'으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
직업은 부모만큼 중요하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안정환 씨를 생각해 보자.
그는 우울한 환경을 극복했기에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에게 버림받고 할머니와 살아야 했던 사람이다. 먹을 게 없는데 빵 준다고 해서 들어간 축구부에서 재능이 뛰어나 인정을 받았다.
남들 다 있는 부모가 없어서, 배고프니 얼마나 서러웠겠는가? 축구화, 운동복, 부모들의 격려와 응원 등 다른 선수들이 대부분 받는 그런 지원이 없는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큰 스캔들 없이 잘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축구)과의 관계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를 잘해서 좋은 대우를 받으니, 부모가 없는 열등감과 서러움도 어느 정도 상쇄되어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았던 것 같다.
나와 내 직업의 관계를 따져보자.
지금, '우울'이나 '지옥' 에 있다면 낙원으로 탈출을 도모해야 한다. 탈출에 실패하면, 하기 싫은 일로 인생을 대부분 채우게 된다. 버티고, 버티다 우울증이 와서 그나마 그 직장을 유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탈출을 위해 마음근육을 키우자. 방법은 단순하다.
매일 나를 격려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대로 소중하다"
용기를 내어 거울을 보고 말해 보자.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나를 위하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어도, 나는 소중한다.
"내가 이 땅에 온 이유가 있다."
내가 소중하다고 믿을 때, 내 소명을 다할 수 있다.
그래야 힘이 생겨서 운동이든 산책이든 이직이든 덤벼 볼 수 있다.
- 아빠는 치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