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1월에 쓴 글입니다.
아침이 되었고 아이들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한 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대강 아침을 차려 놓고 아이들을 깨웠으나 첫째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구매한지 며칠 된 호박을 빨리 처리해야 해서 아침에 바쁘지만 급하게 호박무침을 시도했습니다. 둘째는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첫째는 또 깨워도 안 일어납니다.
호박무침이 신경 쓰여서 집중하다가 어느덧 식사 시간이 거의 다 지났는데도 첫째가 안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급하게 깨웠더니 "망했어! 지각하는 거야? 일찍 일어날걸!"라고 말하며 바로 울기 시작합니다.
저는 서둘러 깨우긴 했어도 다그치거나 하지 않고 좋게 말했습니다.
아이는 일찍 못 일어났다고, 자책에 눈물부터 터트립니다.
차려둔 밥은 먹지도 않고 계속 울길래 "괜찮아. 빨리 준비해서 나가면 돼!"라고 말해 주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래도 식탁에 앉아서 먹지도 않고 계속 웁니다. 분노가 일어납니다. "니가 늦게 일어났으면 미안한 줄 알고빨리 밥 먹고 준비할 생각을 해야지, 안 먹고 울고 있으면, 아빠가 화가 안 나겠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거칠게 말했습니다. 고함을 꽥꽥지르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아이는 거의 밥을 못 먹고 화장실로 씻으러 들여보냈습니다. 아이들이 주위에 없는 걸 슬쩍 확인하고 너무 화가 나서 호박무침을 하던 주걱을 바닥에 힘껏 던졌습니다. 바닥이 매트리스인데도 부러지네요.
씩씩거리며 둘째 아이 옷을 입히고, 머리를 묶어주고 있는데 첫째는 아빠가 화난 걸 알고 평소보다 빠르게 옷을 입고 가방까지 메고 준비를 다했다는 소식을 알려 옵니다.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서 안아주면서 "아빠가 화내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지각한다고 큰일 나는 거 아니야. 너는 아빠가 있으니 괜찮아."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아들은 뜻대로 안되면 웁니다. 저는 뜻대로 안되면 화를 냅니다.
본질적으로 오십보 백보인 거 같습니다.
아이는 나를 닮아서 뜻대로 안되면 감정 조절이 잘 안되나 봅니다.
우리 어머니가 그랬던 거처럼, 저 역시 떠올리면 따뜻한 기억으로 아이 마음에 영원히 간직되고 싶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그랬던 거처럼, 분 내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아빠가 저를 너무 나무라니까 불쌍해서 엄마까지 혼낼 순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찌 일생에 아이에게 화를 한 번밖에 내지 않았을까?
참 신기합니다. 저는 어릴때 어머니한테 혼난 기억이 딱 한 번밖에 없습니다.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셨었죠.
그래서 유튜브에 검색을 했습니다. "뜻대로 안되면 우는 아이"라고 치니 어떤 심리 상담사님이 추천해 준 책의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나의 부모님이 이 책을 읽었더라면"
바로 책을 주문했습니다. 책을 읽고 깨닫는 게 있으면 2편을 올리겠습니다.
아이들의 하루가 저로 인해서 다운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