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 마카~~~ 다 모인기가?"
대아찬 이등의 낮은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 예~~` 장군님요~~~ 이 짝에 모다 모이라 캤습니더 장군님요~~"
소리개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게 떨림이 감지되고 있었다.
" 니? 모 잘못 묵은 기가?? 와이리 떨어쌓노?? "
순간 대아찬 이등의 눈빛이 서서히 무엇을 감지라도 한 듯 소리개를 응시하고 있었다.
" 아입니더~~ 잘몬 묵은거 없는디예?~~ "
도둑이 제발 절이 듯 당황한 소리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권모술수(權謀術數)를 일삼는 위인들과는 달리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약관(弱冠)의 소리개는 아무리 태연한 척하려 해도 현재 상황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얼버무림은 산전수전 다 겪은 대아찬 이등의 눈을 피할 길이 없었다.
" 그래?~~~ 알았다~~~"
대아찬 이등의 목소리는 차갑기만 했다.
" 모하고 있노? 저짝 꺼쭉대기(거적대기) 함 치아바라~~~~"
소리개는 거적때기 아래 송현이 눈을 감고 숨을 쉬지 않음을 상상하고 있었다.
" 오매야~~~~~ 이기~~~ 이기 모꼬~~~~~~'
소리개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라면 눈을 감고 편한 자세로 단지 숨만 쉬지 않고 잠자는 듯 곱게 누워 있을 것을 상상한 소리개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 이기~~~ 이기~~~ 이 피는!!!!!~~~"
'그카고 왜? 산발(散髮)을 해가???~~~~이기 무신일이고~~~ 그카몬 약속 대련이 아이다 아이가?? 으잉?? '
" 이노무 가시내~~~핸아!!! 니 그기 모꼬?? 모 하고 있노?? 으잉?? "
송현 어매 나리는 멍하니 먼 산을 보며 무언가를 입에 넣고 물을 마시려는 송현 등짝을 두드리고 있었다.
" 그기 모냔 말이다?? 그 쌈지는 모꼬??? "
여인(女人)의 촉은 따를 수가 없었다
특히 나리와 같이 대족장 노비생활을 사십 년이 넘도록 지내온 그녀에겐
송현의 행동은 제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임을 송현 어매 나리는 육감적인 육감으로 감지할 수밖에 없었다.
" 이노무 가시내?? 안 뱉을 끼가?? 으잉???~~ 퍼뜩 뱉아라카이~~~ 언능!!! 퍼뜩!!!!~~~"
오물대는 입안의 무언가를 뱉으라며 등짝 스매싱을 날리는 송현 어매 나리의 힘도 보통은 아니었다.
" 어매~~~~~ 아프다!!!~~~ 아프다 안 하나?? 몬 놈의 손이 이래 맵노?? 으잉?? "
" 켁켁켁"
목에 걸린 환약을 토하며 어매인 나리를 향해 송현은 한마디 하고 있었다.
" 에이~~~ 어매 땜에 엿 됐다 안 하나!!!~~ 지발 쫌 끼(끼어) 들지 말라 캐도~~~ 어매!!!!! 쫌!!!~~ "
송현은 환으로 빚어진 동글동글한 약을 입에 넣고 물을 마시려던 찰나 송현 어매 나리의 레이다 망에 극적으로 걸리게 되었다.
" 배타라~~~ 마카(모두) 싹 배트라(뱉으라) 안 하나?~~~ 칵~~ 퉤~~~ 안 하나?? 으잉?? "
" 니?? 이기 몬데?? 이기 몬지 알고 묵을라카노?? 으잉?? 함 이바구 해 도고?? "
나리의 채근(採根)이 이어지자
" 어매!!!~~~ 이바구(말) 할라 캤는데~~ 어매가 이바구할 기회도 안주믄서~~ 우예 말을 한 단 말이고?? 안 글나~~ 어매~~"
송현은 어매 나리에게 평소하던 대로 사춘기 소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 이노무 가시내~~~ 입은 살아가!!!~~ 퍼뜩 이바구 않고 모하노~~"
어매 나리도 화가 머리끝까지 삐치고 있었다.
" 알았다카이~~ 쫌!!!~~"
" 이기~~ 우예 됬나 카몬 말이다~~ 어매도 전번에 봤제?? 그 신라 젊은 장군 있다 아이가~~~ 그 장군 이름이 모라카드노...소라갠지 소리갠지 그 장군 말이다~~~ 근 마가 이 약 묵으몬 엿(여섯)시간 숨을 안 쉰다카드라~~~ 그카고 내를 바까치기 해준다 카드라 안 하나~~~"
" 하이고~~~ 무시라~~~ 무시라~~~ 누가 그딴 그짓말을 캐쌓는기고?? 어데~~ 사기치 묵을 때가 읍으가~~ 핸이 니한테 이래캣쌓노?? 으잉?? 치아라~~~ 마~~~ "
송현 어매 나리는 얼토당토않는 소리 그만하라며 송현을 향해 면박을 주고 있었다.
" 아이다~~ 아이다 어매!!!~~ 근 마 (소리개) 눈이 진짜다 안 하나?? 눈알 굴리는 거 보믄 이기 참인지 그짓인지 내도 어느 정도는 다 안다 아이가?? 내 누구 딸이고?? 어매 딸 아이가??~~~ 안 글라~~~"
그도 그럴 것이 송현 또한 대족장 부지평집 안방마님 미추를 어릴 때부터 모셔온 터라 눈치 하나만큼은 송현 어매 나리를 능가할 만큼 캐리어가 쌓이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 중에 사실이었다.
"핸이 니가?? 그 놈아~~~ 눈을 봤따꼬??"
송현 어매 나리 또한 송현의 눈칫밥 생활을 무시할 순 없었다.
" 글라??? ~~ 그라몬 일단 그 환약(丸藥) 내한테 다 도고~~~ 퍼뜩!!!~~~"
송현 어매 나리는 모든 환약을 압수하고 있었다.
" 어매!!!~~~ 이걸 우짤라고?? 으잉?? "
" 니는 낼 한 발짝도 움직이몬 안되는기라~~ 알았나?? 으잉?? "
송현 어매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하고 있었다.
" 한 발짝도 움직이몬 안된다 카이~~~ 알겠제!!!~~~~"
" 비루 핸이 아배~~~ 있습니꺼? 핸이 아배요~~~"
새벽닭이 우는 이른 아침 송현 어매 나리는 대장장이 경추를 찾고 있었다.
" 어~~~ 핸이 어매?? 우짠 일로 이래 꼭두새백(새벽)에??~~ 뭔 일 있나?? 으잉?? "
반가움도 잠시 비루, 송현 아버지 대장장이 경추는 불안이 급습하고 있었다.
" 그기~~~ 그기(그것이) 말입니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