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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time 자축인묘 Jul 02. 2024

명암 (明暗) & 산 넘어 산 (시낭송)

밝음과 어둠은 동시에 존재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변경 및 수정 사항이 접수된다. 생산기지에서 변경 사항은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변경 수정 사항이 접수될 때마다 느끼는 압박감은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가지는 일 일 것입니다.

혹자는 그거 뭐 바꾸면 되는 거 아니냐며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생산 전초기지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생산 제품 그 작업 자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바이어의 요구에 따라 바꿔야 되는 것은 바꾸고 현 상황을 고려하여 변경이 안 되는 것은 설득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일 일 것입니다. 그것이 내 책임이자 의무이지 싶다.

이곳을 담당하게 된 첫해에는  이런 변경사항에  나 또한 여기에 있어야 되나 아니면 복귀를 해야 되나 수 없이 많은 갈등을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도 그 갈등의 불씨는 매일 같이 살아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을 겪었을 것인데 왜 나는 견디지 못하는지를  수없이 반문하며 지금까지  견뎌온 것 같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다 보니 어느덧  지금과 같이 시간이 많이 지나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곳에서 업무를 하며 느낀 것은 어느 한 사안에 대해 일희일비 (一喜一悲 ) 하지 말 것을 특히 경계하게 되었다. 어느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그 보다 더 큰일이 닥치고...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일도 어느 순간에는 접점을 찾아 일처리가 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몸소 경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하나를 가지고 이것이 전부인 것처럼 또는 이번일이 안 되면.... 나는 안 되겠어... 이젠 접어야지 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 자체는 꼭 경계 (警戒)해야 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아 이런 것도 있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고맙겠습니다.

짧게나마 경험하고 겪은 일을 여러분께 말씀드렸습니다... 



 이 시간에는 위와 관련한 시 한 편 쓴 것이 있어 시 낭송 한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산 넘어 산     


새벽 다섯 시 반      

하루를 시작하는 이름 모를 타국의 경쾌한 음악에 동이 틈을 알린다.

나는 일어날까 말까 잠깐 망설이다 그리고 결정한다. 

딱 오 분만 더  

   

다섯 시 삼십오분 나는 하루를 준비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돌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나만의 정리 시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찾기 위한 나만의 준비   

  

어김없이 돌발 상황은 발생하고

나름의 프로세스로 차선의 길을 걸어본다    

 

한 고개 넘어가면 더 높은 산이 내 앞을 막는다.

그 순간 턱 턱 숨이 막혀온다. 그리고 긴 숨을 쉬고 다음 상황을 또다시 준비한다.

무너질 듯 무너질 듯 쓰러질 듯 쓰러질 듯 그래도 쓰러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이 그러했고 앞으로 살아올 사람들이 그러 할 것인데

내가 왜?  그런 사람들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빨을 악물고 되뇌며 다음 산으로 오를 준비를 한다. 

    

또 다른 산을 오르는 것은 항상 다름이 존재한다. 

비탈길도 있고 큰 암석도 있고 나무뿌리가 칡 갈퀴에 엉켜 꽈리를 틀을 수도 있고

항상 다른 산길을 오르는 나는 

도사리고 있는 돌발 상황을 

가슴속에 지닌 나만의 비수(匕首)로 상대를 찌르고 오른다.

          

산속엔 그동안 멸종 된 것으로 알았던 큰 맹수의 발자국도 보이며

밤에는 시퍼런 튜닝한 자동차 라이트 불빛마냥 호랑이의 쌍 라이트 불빛이 눈앞을 아른 거리기도 하고 올빼미와 부엉이의 기괴한 울음소리는  내 가슴속에 준비된 칼날을 항상 겨냥하게 만든다. 

    

몇 년을 마스크 위로 눈빛만을 내세우며

매의 눈으로 현장을 바라보는 나는 

그 눈빛엔 벌써 맹수의 그것과 다름이 없이 보인다. 

    

오늘도 내일도 결정의 순간은 다가오고 

고개 넘어  산마루에 서면 다음 고개와 다음 산봉우리들은 끝없이 펼쳐져있는 데

이것을 넘기고 넘기고 또 넘겨본다.     


나는 양치기를 하는 목동이다

수많은 늑대들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생길지 모르는 피비린내를 줄여야 할 뿐이다 

언젠가 목동의 채찍이 내려져있는 그 순간 

나는 본연의 나로 돌아 올 것이니    

  

산 넘어 산에는 나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같이 보일 것이니




독자님들 항상 건강 챙기시고요~~~ 내일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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