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other time 자축인묘 Jul 09. 2024

가늘고 길게 & 갈대와 소나무 (시낭송)

버티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

휴가의 달콤함과 재충전의 시간을 뒤로하고

오늘부터 일상이 반복된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본사와 바이어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는 경험치가 쌓여서 그런지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일 처리를 해 나간다


일은 많고 적음을 떠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시계태엽을 감듯 순서대로 진행하면 하루 혹은 이틀뒤가 되면 예전과 똑같은 일처리를 하게 됨을 그동안의 노하우로 헤쳐나가면 그뿐이지 싶다

그러나 내게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는 인원 감축과 같은 일일 것이다. 뭐로 가든 서울로 가면 되고 끝까지 남는 인원이 최후의 승자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므로

나는 어떻게 하던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본사를 설득시키는 일이 현재 가장 큰 이슈이지 싶다. 


휴가 복귀 후 또 인원 문제가 대두되었다

불과 얼마 전에도 인원 문제로  칼자루가 내게 주어졌다. 정말 휘두르고 싶지 않은 것이지만 회사의 방침에 따라야만 했었다... 지금도 인원을 더 줄여야 된다 연락이 왔지만 더 이상 줄일 인원도 없고 줄이게 된다면 일 자체가 공백 상태가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런 고민이 항상 나를 짓누르는 제일 힘든 일이지 싶다... 

항상 외줄은 타 왔지만 요즘처럼 힘든 날은 없었지 싶다. 사장님께 더 이상의 인원 감축은 생산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현재 인원을 그대로 두고 다른 대안을 모색해 볼 것을 요청했다. 

현재 남아있는 인원을 지키기 위한 나름의 보고서를 본사에 올렸다. 정확한 답변은 아직 받지는 못했지만 더 이상의 출혈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생산기지를 담당하는 관리자의 소임이 아닐까 싶다....

가늘게 가더라도 끝까지 가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
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 오늘이지 싶다....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합니다....

   



오늘은 상기 내용과 관련한 내용을 예전에 써 놓은 가 있어 낭송을  올려봅니다. 


갈대와 소나무     

갑(甲)과 을(乙) 을 과 갑

상하가 거꾸로 보이는 세상

위치에 따라 보는 눈과 행동은 다름이 있다네     


오늘의 갑이 내일의 을이 되고

내일의 을이 모래의 갑이 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사   

  

그러나 현실에 충실해야 내일도 있는 법

흑(黑)이 백(白)이 될 수 없고 백이 흑이 될 수 없듯 

현재의 나는 현재의 나로 족할 뿐이다  

   

태풍 같은 세찬 비바람이 나를 쓰러지게 하려 해도 

나는 갈대로 살리라 

소나무와 같은 푸르름과 웅장함이 없어도

기어코 뿌리는 뽑히지 않으리라    

 

태풍이 지나간 자리

뿌리를  보이며 널 부러진 소나무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가?

바닥에 넙죽 엎드려 허리를 조아린 갈대의 연약함을 나는 따를 것이다     


그렇게 살리라 

모진 풍파가 닥쳐 엎어지고 쓰러져  비릿한 진흙향이 코끝에 가득 차도 

절대로 절대로 뽑히지는 않으리라    

  

그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내 길을 갈 것임을

설령 몇 번의 태풍이 무겁게 무섭게 다가올지라도 

그렇게 넙죽 절하고 있을 것이다     

          

세월이 무겁다 해도 언젠간 그날이 올 것이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것이 아버지의 삶일 것이니                    

작가의 이전글 휴가지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