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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time 자축인묘 Aug 15. 2024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선생님.. 너무 보고 싶습니다!!!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MBC 호랑이 선생님에서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성 재영 선생님은 이 말을 자주 쓰셨다.

좋을 때도, 기쁠 때도 , 칭찬할 때도, 나무랄 때도...


이 말씀 한마디면 뭐든지 다 통했다.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 광수 밥 먹었어??"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 창선이 오늘은 안 늦었네??"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 재성이 오늘은 빨간 옷이 좀 야한데??"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 수길이 성적이 왜 이렇게 오른 거야?"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이걸 시험이라고 친 거야???!!!!!! "   

같은 말이지만 억양에 따라 뉘앙스에 따라 쓰이는 용도가 다 달랐다.  

  

카리스마 가득한 성재영 선생님.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조회 시간이 찾아왔다.


"엄기준!!"  "예~~~"

"이창선!!" "예~~~"

"OK~~~ 다 왔네......"

매일 같이 기준이와 창선이만 오면 출석부 체크를 마무리하셨다.

    

"어.. 가만있어 보자.. 오늘은 광수네  집에서 1학기 책 마무리 한다 해서 떡을 주신다 하니까.. 반장!! "    

"예!!!"... 재성인 선생님이 부르자마자  0.03초도 되지 않아 대답을 했다.

   

"오늘 주번 하고 같이 수업 끝나면 광수네 집에 갔다 와... 알았지!!! "    

"예 선생님!!!!" 재성과 주번인 수길이는 동시에 큰소리로 대답을 했다.

광수네 부모님은 3대째 떡 방앗간을 하고 있어 동네 대부분의 떡은 광수네 집에서 조달이 되고 있었다.

     

ROTC출신이신 성 재영 선생님은 모든지 빠르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셨다.     

만약 목소리에 힘이 없고 빌빌 대는 친구들은 가차 없이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 아침밥 안 먹었어!!!! 왜 이리 힘이 없어??!!! 남자는 힘이야 힘!!! 들 알았어!!!! "


 이렇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자 그럼 오늘 조회는 이것으로 마친다" 하시며 정자세로 정면을 바라보시면     

자판기 기계처럼 재성은 차렷이 바로 나왔다. 

    

"차렷! 경례!!! "


"감사합니다!!!!!!!!!!. 선생님~~~" 

1반 친구들 모두는 선생님의 조회시간 종례시간 마칠 때는 진심을 다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좋았어!!!! 오늘 떡 잘 먹고 광수네 부모님께 다들 고맙다 전하고.... 알았지!!!!!"     

"예에 에에 에~~~~!!!! " 


반 친구들 전체는 교실이 떠나 가 도록 소리를 지르며 대답을 했다. 성 재영 선생님은 그런 친구들의 반응에....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흐뭇한 미소를 띠며  조회를 마치고 성 재영 선생님은 교무실로 향하셨다.   

여학생은 몰라도 남학생이라면 성 재영 선생님의 당구 큐대에 찜질을 당하지 않은 친구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성 재영 선생님의 찜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맞을 짓을 했으므로 찜질을 하셨고 그렇지 않을 땐 너무도 친구 같은 선생님이셨다.

              


 점심시간이 지난 후 5교시는 성재영 선생님이 지도하는 물상(物象 ) 시간이었다.

과학 선생님은 일주일에 물상((物象) 2시간, 생물(生物) 1시간을 지도하셨다.


생물은 그나마 재밌게 수업을 듣지만 물상은 반 전체가 뭔 말씀을 하시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만 하시곤 하셨다.     

'지구의 자전축은 어떻게 되는가? ' , '왜 외핵만 액체일까? ' , '왜 내핵과 맨틀 지각은 고체이고 외핵은 액체일까???' 등등 머리 아프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질문과 해설은 1반 친구들 모두를 공항상태로 빠져 들게 만들었다.

     

성 재영 선생님은 첫 수업 15분 동안은 판서를 하셨고 그 이후 10분 동안의 시간을 더 주어 친구들이 모두 공책에 다 쓴 다음 25분 동안 설명을 하셨다.   가뜩이나 점심시간 후 노곤한 참인데 난해하기 그지없는 물상 시간은 친구들을 더더욱 꿈속으로 접어들게 만들었다.

성 재영 선생님의 판서가 끝날 무렵  교무실에서 선생님께 갑자기 급한 연락이 왔다며 자리를 비우시게 되었다.  1반 친구들 모두는 이때다 싶어 한 명도 빠짐없이 책상에 머리를 기대기 시작했다.   

(NO1 디자인 큐레이션 커머스 네이버 블로그 인용)

잠시 후 선생님께서 급하게 다시 교실로 들어왔을 때....'아뿔싸!!!' 이건 무슨 장면인가?! 책상에 엎드려 널브러져 있는  모든 학생을 보게 되었다.

성 재원 선생님의 눈은 열이 받을 때로 받으신 상태로....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느들 판서 다했어? 공책들 펴!!!!!! "

맨 앞줄 재형이를 시작해서 공책을 편 순간 공책에는 방금 전 흘린 침이 흥건했고

그다음 광수, 진성이 , 봉길이 한 명도 빠지질 않고 공책에 제대로 옮겨 쓴 친구가 없었다.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전부 정구장으로 내려와!"    

화가 잔뜩 난 선생님은 당구 큐대를 가지고... 정구장으로 먼저 가셨다.

지금까지 이렇게 화를 내신 적이 없는 선생님의 반응에 반 전체 친구들은 사시나무 떨 듯 덜덜 떨고 있었다.     

“앞뒤로 줄 맞춰!!!!! 양팔 벌려!!!!”

선생님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너무도 달랐다.

마치 군대의 교관과 같은 낮은 목소리로 줄을 맞출 것을 요구했고 정구장에 50명이 양팔을 벌리고 서 있으니 넓게만 느껴졌던 정구장이 순식간에 콩나물시루처럼 좁게 되었다.

사랑의 지휘봉 (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성재영 선생님은     

“오늘 왜 느들이 이쪽에 와 있는지 알지?”

반 전체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전부 “예.....” 하며 매끈한 정구장 바닥만 쳐다볼 뿐이었다.     

“자 전부 엎드려!!!! ”선생님의 목소리는 1반 전체의 심장을 오그러 들게 만들었다.    


첫자리에 진성이부터 당구 큐대의 찜질 마사지가 시작되었다.   

엎드려 있는 친구들은 두려움에 타작의 횟수를 마음속으로 세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스물일곱, 스물여덟, 스물아홉, 서른!'


친구들 모두는 기겁을 했다. 서른 대씩이나?!    

그나마 진성이는 몸집도 크고 엉덩이가 탱글 거리며 나름의 지방이 있어 고통의 순간을 나름 참을 수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 대부분은 빼빼 마르고 엉덩이에 살이 붙은 친구가 많이 없었다.

    

두 번째는 창선이

타작이 시작되자마자..... “아!!! 아아아악!!!! 선생니임... 선생님 잘 못 했어요" 하며 한 대 만 맞았는데 무릎을 꿇고 빌고 있었다.     

"똑바로 안 엎드려!!!! 어?!"

선생님은 조용하던 목소리 볼륨을 올리며 창선이에게 똑바로 안 엎드리면 타작 횟수가 추가된다고 이야기하셨다.  창선이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엎드렸지만  창선의 엉덩이는 당구 큐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어흐! "  

이번에는 맞자마자 옆으로 두 바퀴 구르며 엉덩이를 잡고 일어나며 

"선생님 잘 못 했습니다" 하며 어릴 때 부모님께 봄날 비오 듯 맞은 뒤 비는 동작을 성재영 선생님께 보였다.   

“창선인 저쪽으로  빠져 있어!!! 일단” 

성 재영 선생님은 다음 타자 승기에게 첫 번째 타자였던 진성이와 마찬가지로 

서른 대의 당구 큐대 찜질이 다시 시작되었다.

3번 타자 승기, 4번 타자 광수, 5번 타자 용수,........... 그렇게 49번 타자 동성이, 50번 타자 철규를 마지막으로 창선이를 제외한 반 전체 49명의 친구들은 똑같이 서른 대의 당구큐대 마사지를 받았다.     

철규까지 찜질을 마치신 선생님은


“느들  왜 맞았는지 알지??!!”하시며  "올라가!!!"     

선생님의 말씀은 불 같았지만 어느 누구도 선생님의 당구 큐대 찜질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는 친구는 없었다.    

교실로 들어온 친구들은 서로 맞은 부위를 보여주고 있었다.

엉덩이를 까고 누가 더 아프게 맞았는지 내기라도 하는 듯 전부 엉덩이 부위 팬티를 내리고 상대방에게 보여 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50명 반 친구 팬티 색깔이 똑같았다.

'흰색 삼각팬티'

흰색을 노란색으로 염색 한  친구도 보였지만 그건 일 처리 후 성격이 급한 친구는 제대로 처리도 않고 넣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빨래판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

광수는!!! "어이... 지금까지 맞은 것 중에 제일 아팠네!   야!!! 빨래할 거 있으면 다 갔고 와!!!  빨래판 여기 있으니까!! " 하며 엉덩이를 완전히 내리니 이건 정말 빨래판이 따로 없었다.      

맞은 순서대로 울퉁불퉁 모양이 나 있는 것이 집에서 쓰는 빨래판 판박이였다.  

  

잠시 후 갑자기 3 분단 철규, 수길이, 만호, 승기, 형남이, 형민이는

“하나, 둘, 셋~~~ ” 하며 동시에 팬티를 내리며 엉덩이를 숙이는 것이었다.

여섯 명 친구들 엉덩이는 너나 할 것 없이 빨간 줄무늬가 선명한 빨래판이었다.    

1반 친구 모두는 아팠던 기억은 잊은 듯 훈장이라도 받은 것 마냥 웃으며 깔깔대기 시작했다.   

  

성재영 선생님은 교실 밖 복도 창가에서 그런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물끄러미 쳐다보고 계셨다.  

   

파스 (네이버 블로그 )

선생님의 한 손에는 방금 전 장터 약방에서 파스와 연고를 한가득 사들고 오신 것이었다.  

   

그때 반장 재성인 복도 밖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황급히 아이들한테 조용히 하라며

입에 손가락을 세로 지으며 선생님을 뵈러 뒷문으로 살짝 나갔다.    

성재영 선생님은 재성이에게 손에 있는 파스와 연고를 주시면서

“이따 광수네 집에서 떡 가져오면 먹으면서 친구들 서로 발라줘”

하며 교무실로 내려가셨다.

  

7교시 특활 시간엔 어김없이 자습이 이어졌고 그동안 재성과 주번인 수길이는 광수네 집에서 

기계떡, 무지개떡, 백설기를 공수해 왔다.    

종례시간이 될 때쯤...

친구들은 교단 탁자 위에 가져온 떡을 이쁘게 가지런히 쌓아 선생님 용으로 만들어 두었고

각 분단 별로 4등분 해서 분단별 먹을 자리를 마련하고 선생님이 오실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맛있게 보이는 떡 앞에선 서른 대 씩 맞은 기억은 머리에서 완전히 삭제되어

눈앞에는 빨리 먹어야 되는데 하며 군침만 삼키고 있을 때...     

성재영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선생님은 교단에 오르며 1반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떡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며

한 동안 말을 잊지 못하셨다.     

한참을 교단에 계시던 선생님은 뭔가가 울컥하셨는지 눈가가 벌겋게 충혈되어 황급히 교실문을 나가셨다.

   

30대씩 맞은 새끼 같은 학생들이 얼마나 아플까 하는 마음이 성 재영 선생님의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주고 있었다.

    

그때 반장인 재성이는 선생님 대신 교단에 올라 방금 전 5교시가 끝난 후 받은 파스와 연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이거 선생님이 떡 먹으면서 바르래” 

하며 교탁 밑에 두었던 파스와 연고를 각 분단 별로 나눠 주기 시작했다.  교실 안은 복잡 미묘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선생님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 감사함...

    

어느 누구도 선생님께서 당구 큐대로 찜질하는 것에 토를 다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광수가

"야!!! 우리 엄마가 허리 쑤구려 가며 맛나게 한 떡인데 그냥 놔 둘 거여????!!!

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제야 친구들은 우르르 몰려들며 아프리카 사바나의 하이에나들처럼 서로 맨 손으로 떡을 뜯으며 입에 한 움큼씩 넣고 있었다. 교무실로 전달될 떡은 주번인 수길과 재성이가 선생님들께 보내 드렸고     

나머지 떡 은 10분도 지나지 않아  1반 하이에나들 입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잠시 후 성 재원 선생님께서 다시 교단에 오르시며     

“이런 똥 대가리 같은 놈들!!  떡은 맛있게 잘 먹었어???"

하시며 아무 일 도 없었다는 듯 "반장!!!!" 하며 정자세를 잡으셨다.


"차렷!!! 경례!!! "   

"감사합니다!!!!!!!~~~~"


종례시간 마지막 인사는 평소 보다 몇 배 이상의 큰 소리가 들렸다.    

이건.. 선생님에 대한 진정한 1반 모든 친구의 마음이었다.

.

친구들 모두는 자리에서 일어서자마자 움푹 패인 시멘트 바닥에 위치한  책상으로 '드르륵드르륵' 소리를  내며 의자를 집어넣었다. 50명의 의자 넣는 소리는 학교 전체에 울렸고 선생님께선 다시 웃는 얼굴로 뒤돌아서는 제자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 동안 교단을 떠나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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